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도출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의 후속조치 이행을 위한 실무 협의차 오는 16일 미국을 찾는다. 이를 계기로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나 대북정책 등을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 실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선진 외교를 위한 초당적 포럼 조찬 간담회'에서 "(16일) 미국을 방문해 한미 팩트시트 후속조치를 추동하는 협의를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핵추진잠수함 후속조치가 우리 앞에 있다"며 "이미 실무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미국 내 부처에 다양한 행위자가 있고, 법적·제도적·기술적 문제가 얽혀 있어 고위급에서 추가 동력이 필요하다"고 방미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10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팩트시트 이행을 위해 농축우라늄·핵추진잠수함(SSN·핵잠)·국방예산 등 3개 분야에 대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과의 실무협의체 구성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 중이다. 위 실장의 이번 방미를 계기로 관련 협의체가 확정될지 주목된다.
앞서 박윤주 외교부 제1차관과 김민아 제2차관 등이 잇따라 미국을 방문해 미 국무부 카운터파트들과 팩트시트 이행을 위한 후속 협상을 이어왔다. 이번 위 실장의 방미는 차관급 실무협의에 이어 장관급 협의를 통해 관련 이행 조치에 속도를 내고, 협력의 실체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앞서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들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이행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원칙적인 합의만 이뤄진 만큼 핵잠 등 여러 문제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위 실장은 미측과 대북정책에 관해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 실장은 이날 오전 간담회에서 "남북관계 문제는 현상 관리를 넘어서 실질적 진전을 추구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물론 현실은 녹록지 않지만 한미 양국은 현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오랜 기간 숙의해 왔다"고 말했다.
앞서 위 실장은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뤄진 '이재명 정부 6개월 성과 보고 기자간담회'에서 "(2026년에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추진해 한반도 평화공존 프로세스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위 실장은 이재명 정부의 6개월간 남북 관계에서의 성취는 많지 않았다면서 "노력하지 않은 건 아니다. 많은 긴장 완화 조치를 했음에도 북한의 호응이 없었다"며 "내년에는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해 주변국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위 실장의 이번 방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파악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미국이 발표한 NSS(국가안보전략서) 보고서에서 '북한'은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상 미 행정부가 출범하면 NSS에서 짧게는 3개월 늦어도 6개월 내에서 공식적인 대북정책이 나오지만, 현재까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미 외교당국의 차관급 협의가 있다고 하지만, 더 높은 수준에서 미국의 입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위 실장의 방미 일정을 앞두고 정부 내 대북정책의 주도권을 두고 파열음이 일고 있다. 외교부가 주도하는 범정부 차원의 한미 대북정책 공조 회의에 통일부가 최종적으로 불참을 선언했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언론공지를 통해 외교부가 진행하는 미측과의 협의는 팩트시트 후속의 내용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미 간 외교현안 협의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통일부는 불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대화, 교류협력 등 대북정책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필요시 통일부가 별도로 미측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관련 회의는 오는 16일 열릴 예정이며 외교부는 수석대표, 개최 시간, 장소 등 구체적 사안을 두고 한미가 막판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