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재명 정부의 '1·29 주택공급 대책'을 두고 "지자체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발표된 일방적 대책"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과 최근 발언을 겨냥해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오 시장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정책협의회'에서 "이번 공급 대책은 사전 협의도 실행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증도 없이 부지를 일괄 발표한 것"이라며 "이미 실패로 판명된 문재인 정부의 8·4 대책의 데자뷔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수도권 유휴부지를 활용해 6만 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 가운데 용산국제업무지구(1만 가구)와 태릉 골프연습장(CC)이 충분한 협의 없이 포함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은 "서울시는 학교 등 기반시설을 고려해 최대 8000가구 수준을 제안했지만 정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며 "(정부계획대로) 1만 가구를 넣으면 사업이 최소 2년 지연될 수 있다. 국토부는 기회비용 상실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태릉CC 부지 선정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오 시장은 "태릉CC 부지는 과거 세계유산영향평가 결과가 이미 있었고 다시 평가하더라도 결론이 크게 달라지기 어렵다"며 "부지의 약 13%가 세계문화유산 구역에 포함돼 있어 주민 반대와 논란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준이라면 세운지구 개발도 가능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이번 대책에서 빠진 점을 가장 큰 한계로 꼽았다. 오 시장은 "서울의 주택공급은 90%를 책임져 온 '민간'이 중심이 돼야 하는 영역임이 분명함에도 그런 현실을 외면한 채 공공물량 확대를 해법으로 내세우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비껴가는 이념적 접근"이라고 했다. 이어 "10·15 대책으로 인한 규제만 완화해도 실질적인 공급 물량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대안으로 '조기 착공' 전략을 제시했다. 오 시장은 "이미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된 25만4000가구를 대상으로 착공 시점을 1년씩 앞당기겠다"며 "조기 착공을 통해 다가오는 공급 절벽에 정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도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관련 SNS(소셜미디어) 메시지를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요즘 이 대통령이 화가 많이 난 것 같다"며 "요즘 호통 정치학, 호통 경제학, 호통 외교학에 푹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집값이 안 잡혀서 분노 조절이 안 되는 모양인데 국민 탓하기 전에 본인부터 돌아보길 바란다"며 "이 대통령이 보유한 분당 아파트가 1년 새 무려 6억 원 올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논리대로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당장 팔아야 하지 않겠나"라며 "이 대통령부터 똘똘한 한 채 쥐고 버티는 것처럼 보이니까 무슨 정책을 내고 약발이 먹힐 리가 없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대통령 말은 그 자체로 정책"이라며 "SNS는 소통 공간이지 국민을 협박하는 곳이 아니다. 분노 조절하시고 이성적인 대책을 내놓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무책임한 행태는 고질적인 불로소득 특혜와 자산 양극화를 손 놓고 방관하겠다는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맞불을 놨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국민의힘과 서울시가 1·29 부동산 공급 대책에 훼방을 놓고 나섰다"며 "계곡 정비부터 코스피 지수 5000까지, 한다면 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집값까지 잡을까 두려운 것 아니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