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오는 3월 당 노선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지만 국민의힘 내홍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이다.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 절연) 거부' 노선을 지속할 것인지를 두고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당 대표 사퇴를 촉구한 당협위원장들 징계 움직임까지 일며 집안싸움이 심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키즈 퇴출 선거' 등 프레임을 짜며 야당을 압박하는데 국민의힘은 '내홍의 이중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당 지도부가 필리버스터 정국이 끝나는 3월3일 이후 당내 문제를 집중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의 노선을 둘러싼 갈등이 극에 치닫자 지도부가 진화하고자 나서는 것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지난 20일 장동혁 대표의 기자회견 이후 내홍이 심화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판결 하루 뒤 열린 회견에서 장 대표는 계엄을 "잘못된 선택"으로 규정하면서도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까닭이다.
당내에선 절윤은 커녕 되려 '윤 어게인(다시 윤석열)' 노선을 선명하게 했다는 평가와 함께 이대로면 지선에서 참패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전날 의총에서도 갈등이 부각됐다. 6선 조경태 의원은 "내란 수괴범 윤석열과 절연하지 않으면 우리 당은 참패한다"며 "국민의힘과 소속 의원들이 윤 전 대통령 순장조인가"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MBC 여론조사 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직접 설명에 나섰다. 해당 조사에서는 당 지지층의 71%가 '윤 전 대통령 지지 성향이 강한 세력까지 폭넓게 포괄해야 한다'고 답했다. 장 대표는 "회견문 전체를 읽어보라. 대표로서의 고민과 생각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장 대표가 여론조사를 폭넓게 봐야 한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당 개혁 성향 의원 모임 '대안과 미래'에서 이날 의원 간 충분한 토론을 거친 뒤 비밀투표로 당 노선을 정하자고 제안했다.
당 노선을 논하는 의총을 열기로 했지만 내홍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진 의원들도 이날 모여 당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초·재선뿐 아니라 많은 의원이 현재의 노선으로 선거를 치르면 못 이긴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대여 투쟁도 노선을 잘 정하고 해야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징계 갈등'도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 전국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는 장 대표 회견 후 '사퇴 촉구' 성명을 낸 당협위원장 24명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이들의 행위가 당헌상 계파 불용 원칙, 윤리위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한 당협위원장은 "그 24명에 계파가 어디있나"라며 "(징계 청구가) 오히려 계파 갈등 유발 아닌가"라고 말했다. 앞서 '친한계' 중징계 국면으로 벌어진 당 구성원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내홍으로 정당 이미지 쇄신도, 인재 영입도 어려워진다는 우려가 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경쟁력 있는 사람이 왜 우리 당에 오겠나"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지선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예비후보 면접을 시작했으며, '윤석열 키즈 퇴출'을 목표로 지방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의원은 "민주당이 우위를 점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 것"이라며 "이대로면 '반사이익'에만 의존해야 한다"고 했다.
한 국민의힘 인사는 "민주당에서 위헌정당 해산 심판까지 운운하는 것 아닌가"라며 "당 내홍 정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MBC 의뢰로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진행했다. 통신 3사 가상 번호를 통한 100%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성·연령·지역을 할당해 피조사자를 선정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