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수도권 후보 구인난에 직면했다. 중량감 있는 후보들이 연이어 출마를 고사하는 가운데 현직인 오세훈 서울시장도 불출마 기로에 섰다. '당 노선 문제'와 '인물난' 이중고에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오세훈 서울시장 측은 8일 저녁 입장문을 통해 "지난 7일 당 노선 정상화라는 선결 과제를 풀어낼 때 패배의 길을 승리의 길로 바꿀 수 있다고 호소했었다"며 "지금도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당 지도부와 의원들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지도부가 지금의 '윤어게인' 노선을 바꾸지 않으면 출마하지 않겠다는 거다.
이 날은 국민의힘 지방선거 광역 및 기초단체장 후보자 등록 마감일이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오 시장이 후보자 등록을 하지 않자 "온라인 공천 접수자가 몰려 접수를 완료하지 못한 접수자들이 있다"며 당초 오후 6시였던 등록 마감 시한을 오후 10시로 늦췄다.
오 시장이 강경 입장을 펼치면서 공관위가 접수 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는 전망은 앞서 제기됐지만 저녁 10시는 전망 대비 촉박한 시한이다. 오 시장과 접촉 등을 통해 시한이 재차 연장될 가능성도 있으나 현재로선 오 시장의 불출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야권 인사는 "상황에 따라 마감 시한은 재조정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중도 공략이 너무 어려워진다고 판단한다면) 오 시장이 불출마 카드도 던질 수 있는 상황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수도권 후보 구인난은 이미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공관위가 '한국시리즈' 형식 경선 카드 등을 꺼내며 흥행을 유도하고 있지만 별 소용이 없다.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된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경선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경원 의원도 당 지도부와 오 시장 측에 불출마 의사를 전달하고 "당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헌신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의원도 경선 불참 의지를 밝혔다.
경기지사 상황도 다르지 않다. 안 의원, 김은혜 의원은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원유철·유승민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부산에서는 현역 박형준 시장의 3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주진우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자가 많은 대구·경북을 빼면 흥행이 저조한 분위기다.
시선은 다음날 오후 3시 열릴 '긴급 의원총회'로 모아진다. 이 회의에서는 당의 선거 승리 방안이 논의된다. 자연스레 노선에 관한 토론도 벌어질 계획이다. 당내 개혁 성향 의원 모임 '대안과 미래'는 지도부에 끝장 토론을 통해 노선을 정하자고 여러 차례 요구해왔다.
윤어게인에서 벗어나야 후보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선거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출마자들은 '국민의힘 명함을 돌리면 욕먹는다'고 하소연한다. 모든 지역구가 비슷할 것"이라며 "이미 바닥을 쳤어도 좀 더 빨리 상승할 수 있게 의원총회로 노선을 틀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관위는 이날 후보자 공모에 오후 현재 총 129명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접수 시한이 연장되면서 신청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