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 시행에 여야 입장차 극명…"범죄자 천국" vs "호들갑"

정경훈 기자
2026.03.14 11:56

[the300]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정부 언론 장악 시도 중단'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3.06.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재판 과정에서 기본권 침해가 있으면 대법원 '확정판결'도 뒤집을 수 있도록 도입된 재판소원제(4심제)에 대한 여야 온도 차가 극명하다. 야당에서는 강력범 등이 4심제를 예고한 점을 거론하며 사법 질서가 무너진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여당은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 재판소원 심리를 받을 수 있는 점을 거론하며 야당이 과도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맞섰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4일 언론에 배포한 논평을 통해 "재판소원법이 도입된 뒤의 상황은 심각하다"며 "시행 이틀째인 전날 오후 6시까지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재판소원 사건은 36건이다. 법이 시행되자 성추행범을 포함해 형이 확정된 강력범죄자들까지 너도나도 4심을 받겠다며 줄줄이 재판소원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범죄자들이 민주당에 의해 만들어진 4심제를 통해 '끝까지 가보겠다'며 소리치는 상황이다. 국민들은 '범죄 도시이자 범죄자 천국'이 된 대한민국의 현실을 목도 중"이라며 "처벌은 늦어지고 재판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만 고통을 떠안고 범죄 억지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각계의 우려에도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밀어붙인 결과 누가 가장 이득을 보고 웃고 있는지, 이 법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는 명백해지고 있다"며 "법의 권위가 흔들리지 않는 정상적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의힘이 앞장서겠다"고 했다.

신정욱 개혁신당 부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정치인이 곧바로 4심을 언급하는 장면은 이 법이 낳을 혼란을 예고한 것"이라며 "재판소원제가 범죄 정치인의 시간 끌기와 임기 연장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곧바로 현실화됐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수능 킬러문항 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2.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양문석 의원은 지난 12일 대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받았다. 양 의원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대법원 판결에 우리 가족의 기본권을 간과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면 변호인단과 상의해 헌법재판소 판단을 받아보려 한다"고 밝혔다.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협박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은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 측도 재판소원을 예고했다. 구제역 법률대리인 김소연 변호사는 지난 12일 SNS를 통해 "이준희로부터 재판소원, 법왜곡죄 고소 등에 관한 사건 위임받았다"고 밝혔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재판소원제가 시행되자 이틀 만에 수십건의 사건이 접수됐다는 이유로 일부에서는 마치 사법 체계가 무너질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다"며 "제도 취지를 외면한 채 숫자만 부각한 전형적 프레임 씌우기"라고 반박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재판소원은 접수됐다고 해서 판결이 뒤집히는 제도가 아니다"라며 "헌법재판소의 엄격한 사전 심사를 통과해야 하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본안 심리조차 없이 각하된다. 단순한 접수 건수만으로 제도 문제를 운운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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