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받으면 20% 감액?…李대통령 '기초연금' 손질 예고한 이유는

이원광 기자
2026.03.16 18:11

[the300]

[청주=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충북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충북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3.13. bjko@newsis.com /사진=류현주

이재명 대통령이 부부가 기초연금 수령 시 각각 연금액의 20%씩 감액하는 '기초연금 부부감액' 제도 개편을 공론화한 것은 양극화 심화 속 빈곤 노인 등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중동 리스크(위험)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며 이들에 대한 차등 및 직접 지원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하고 있다.

"가급적 시정"…이재명 대통령 지적한 '기초연금 부부감액제'는?

이 대통령은 16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기초연금 감액을 피하려고 위장 이혼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며 "감액지급은 재정 부족 때문이니 가급적 시정해야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자살율과 노인 자살율이 세계 최고급인 우리나라에서 노인자살의 제일 큰 원인이 빈곤"이라며 "자살까지 유도하는 노인 빈곤을 줄이려면 기초연금을 좀 바꿔야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지급되는 것은 그냥 두고 향후 증액만 '하후상박'(下厚上薄·하단에 후하고 상단엔 박함)으로 하는 것도 방법일 듯 하다"며 "여러분 의견은 어떠시냐"고 적었다.

기초연금 부부감액 제도 개편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지난 1월9일 발표된 새 정부의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도 해당 제도의 단계적 축소 방안이 담겼다. 이 대통령은 야당 대표였던 2023년 2월에도 "기초연금 부부감액 제도를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중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 이들에게 지급되는데 현재는 부부가 모두 연금을 받는 경우 각각 20%씩 감액한다. 이에 올해 기준 단독가구에 지급되는 월 기초연금은 34만9700원이나 부부가 모두 받는 경우 개인별 지급액은 27만9760원으로 감액된다.

소득인정액은 한달 실제 소득과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합한 금액이다. 올해 기준 기초연금 대상자는 소득인정액이 단독가구 247만원(부부가구 395만2000원) 이하인 어르신들이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우리나라의 은퇴연령인구(66세 이상)의 상대적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국가통계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 이행현황 2025'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은퇴연령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39.8%로 전년(39.7%) 대비 0.1%포인트(p) 상승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무료급식소 앞에 어르신들이 길게 줄을 서 식사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5.3.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이재명 대통령 "위기 시 어려운 사람은 더 어려워"

이 대통령이 이날 기초연금 부부감액제 개편을 띄운 것은 이 대통령이 최근 양극화의 해법 중 하나로 취약계층에 대한 세심한 지원을 강조하는 것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중동 사태 후 취약계층 유류비 지원 등을 당부하며 "보통 위기 상황이 도래하면 어려운 사람은 더 어려워지고 상류층은 더 좋아지는 경향이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일률적으로 유류세 부담을 줄이면 그 경향을 제거하지 못할 것"이라며 "유류세를 깎아주는 만큼의 재원을 가지고 서민이나 어려운 소비자층을 지원하면 양극화를 완화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은 "결국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추경 편성을 사실상 확정 짓고 취약계층에 대한 차등 및 직접 지원을 당부한 바 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중동 상황에 따라 고유가 및 물가 인상은 불가피하고 소비자들의 주머니 상황도 어렵지만 더 힘든 것은 서민"이라며 "고령층과 취약계층 지원을 강조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3.12. bjko@newsis.com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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