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찾은 李대통령 "전세계 에너지 문제로 난리…잠이 안 온다"

김성은 기자, 이원광 기자, 김사무엘 기자
2026.03.30 16:54

[the300]
제주 2035년까지 전기차 100% 보급
"비상상황인데 너무 느려, 재검토하라"

(제주=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제주 한라대학교에서 열린 '제주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3.3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제주=뉴스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제주도를 방문해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 줄 것을 주문했다. 또 기업들이 본사 주소지만 지방으로 옮겨서는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30일 제주특별자치도 한라대 컨벤션센터에서 '기술이 성장하고 일상이 문화가 되는 섬, 제주'라는 주제로 타운홀미팅을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으로부터 제주도의 전기차 전환 목표에 대한 보고를 받고 "더 빨리 (전환)되게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김 장관이 2030년까지 제주도 내 신차의 50%를 전기차로 보급하고 2035년까지 100% 보급할 예정이라고 보고하자 "어느 세월에 하려고 10년씩이나"라며 "제 예측상 이것보다 더 빨리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제주도는 전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자연 풍광을 가졌고 환경 보전 측면에서도 모범적인데 아직도 배기가스를 뿜는 차들이 돌아다닌다"며 "차량으로 최대한 멀리 이동해도 1시간 반이 걸리면 충전 문제도 별로 없을 것이고 충전소 설치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도민들에게 전기차 전환을) 권장하려면 보상 등에 돈이 들겠지만 (중앙)정부 차원에서 진행하면 더 과감하게, 더 빨리 해야 하는 것"이라며 "너무 느리다. 비상상황인데 다시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제주=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제주 한라대학교에서 열린 '제주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참석자 질문을 받고 있다. 2026.03.30. photocdj@newsis.com /사진=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도 화석 에너지에서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세계가 (중동 전쟁 탓에) 에너지 문제로 난리가 났는데 저도 잠이 잘 안 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화석 에너지에 의존하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최근 중동 전쟁으로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 수급 여건이 악화되자 정부는 나프타 수출 통제 조치를 내렸다. 원유, 나프타 수입의 주요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내 석화업계가 보유한 나프타 재고는 약 2주 소비 분량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민생 부담을 덜기 위해 약 30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했지만 중동 전쟁 장기화 탓에 최근 서울 주유소 평균 경유 가격은 리터당 1900원을 돌파했다.

이 대통령은 재생에너지 전환과 관련해 "현실적인 성과를 빨리 낼 수 있는 데가 제주도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학력고사 시험문제가 어려워지면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다 똑같이 힘들다. 결국 평소 얼마나 준비했느냐에 따라 결판이 난다. 얼마나 대비하느냐에 따라 우리 미래가 달라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본사 주소만 지방으로 옮기는 기업에 경고도…"형식만 취해 혜택 보고 실제로 (이전) 안하면 사기"

이 대통령은 기업의 지방 이전을 독려하면서도 기업이 주소만 옮기는 '꼼수 이전'은 혜택받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도 지시했다. 한 참석자가 "제주로의 기업 이전은 단순한 주소 이전이 아니라 제주대학과 공동 연구를 하거나 실험 시설에 투자를 하는 등 지역에 실질적 기여가 있어야 한다"고 제언하자 "지방으로 본사를 옮기면 세금을 깎아준다고 했더니 주소만 옮겨두고 혜택만 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여지가 없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떠오르는 기업이 하나 있긴 한데 얘기하면 안 될 것 같다"며 "(기업들이)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실제 인력 규모라든지 시설 장비 등이 어느 정도 옮겨왔느냐에 따라 (혜택을) 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에게 "잘 기억했다가 청와대 정책실에 전달해달라"며 "형식만 취해 혜택을 보고 실제로 그렇게 안 하면 사기"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제도를) 활용하는 기업을 욕할 것은 아니다"며 "(제도를) 왜 그렇게 만드느냐. 그렇게 해도 되게 (제도를) 만들어놓으니 (기업들이)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제주=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제주 한라대학교에서 열린 '제주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 간담회에서 제주도민들과 인사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2026.3.3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제주=뉴스1) 이재명 기자

한편 이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국가 폭력 범죄 시효를 폐지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제주 4·3 사건은) 대규모 국가폭력의 첫 출발점 같은 사건"이라며 "이같은 범죄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실상을 제대로 드러내는 게 중요하고 보상과 책임이 분명해야 한다"고 했다.

또 "가장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은 형사처벌 공소시표를 폐지하는 것"이라며 "나치 전범처럼 '죽을 때까지 반드시 책임을 묻는다'(는 점을 인지시켜서) 역사와 국민과 국가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가 폭력 가해자의) 자식은 죄가 없다"면서도 "가해자의 재산을 상속받아 누릴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상속 재산 범위 내에서는 자손에게 책임지게 하자. 국가 폭력범죄에 대해서는 민사 소멸시효도 폐지하자는 게 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전날(29일)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을 앞두고 제주 4·3 평화공원을 참배하면서 방명록을 통해 "제주 4·3을 기억하며 국가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해 민·형사 시효 제도를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제주 한라대학교에서 열린 '제주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을 마치고 퇴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6.03.30.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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