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3주 앞두고 서울·영남권 등 주요 격전지 판세가 요동친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 이반과 '공소취소(조작기소) 특검' 추진에 따른 보수층 결집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후보자를 향한 도덕성 검증, 국민배당금 제안, 중동발 안보 변수 등 대내외 현안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진다. 선거 구도가 혼전 양상으로 접어든다는 평이 나온다.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 지난 9~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원오 민주당 후보(46%)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38%)의 지지율 격차는 8%포인트(p)로 줄었다. 한 달 전 다수 여론조사에서 10%대 였던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영남권 역시 대구시장 선거의 경우 김부겸 민주당 후보(44%)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41%)가 3%p 차, 부산에선 전재수 민주당 후보(43%)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41%)가 2%p 차로 접전을 펼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남도지사 선거에선 김경수 후보가 45%로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38%)를 앞서고 있지만 역시 격차가 크진 않다.
해당 여론조사는 서울의 경우 지난 9~10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2명(응답률 11.0%), 대구는 9~10일 대구 거주 803명(응답률 20.3%), 부산은 10~11일 부산 거주 801명(응답률 14.7%), 경남은 11~12일 경남 거주 804명(응답률 13.4%)을 대상으로 했다. 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야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배경에는 부동산과 특검 이슈가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지난 10일 시행된 다주택자 중과 제도,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가능성 등 규제 여파로 부동산 시장의 이해관계자들의 반발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남권에서의 보수진영의 약진은 이재명 대통령 사건과도 연결된 '공소취소 특검' 추진이 보수 지지층의 견제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판세를 바꿀만한 변수는 곳곳에 산재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선 야권에서 정 후보의 과거 폭행 전력에 대한 사실확인을 요구하며 도덕적 자질을 문제 삼았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연이어 의혹을 제기하고 정 후보 측이 반박하는 상황이 되풀이된다. 또 정 후보 측은 오 후보가 추진한 6·25전쟁 참전국 기념 공간 '감사의 정원' 조성 사업을 예산 낭비성 졸속 행정이라며 맞불을 놨다.
여기에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HMM 나무호 피격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 방침이 안보 불안을 더욱 고조시킬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안보 이슈에 민감한 고령층뿐만 아니라 중도층의 표심까지 흔드는 요인이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 결렬에 따른 파업 위기 역시 선거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 성과급 문제로 촉발된 이번 갈등은 정부의 갈등 조정, 위기관리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대가 됐다. 특히 소득 수준에 민감한 직장인 표심은 물론, 파업 현실화 시 산업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이른바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표심도 흔들고 있다.
이와 연결돼 전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제안한 '반도체 초과 세수 기반 국민배당금' 제안도 뜨거운 감자다. 반도체 수퍼 사이클로 거둘 초과 세수를 국민에게 환원해야 한다는 논리지만, 야권은 이를 사회주의식 공상·선거 직전 포퓰리즘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청와대·여당은 선을 그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선거에 임박할 수록 지지층이 각자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자연스러운 결집 현상'이 일어난다"면서 "승패는 30%에 달하는 중도·부동층이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안팎의 여러 악재가 중도층 이탈을 부추기며 국민의힘에 반사이익을 줄 순 있지만 승패를 좌우할 만한 변수가 될진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