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사라진 북중정상회담…"경제·군사 교류 확대"

정한결 기자, 조성준 기자
2026.06.09 16:22

[the300]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정상회담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에서 비핵화 의제가 자취를 감췄다. 양측은 대신 경제·문화 교류 전면화와 군사 분야 협력을 예고하며 전방위적인 밀착을 과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9일 기자들과 만나 "북중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한반도 문제 관련 언급은 없었다"며 "이번 회담으로 양측이 고위급 교류를 확대하며 전략적 관계로 나아간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의 북중정상회담 보도에는 비핵화와 한반도 표현이 등장하지 않았다. 시 주석의 2019년 방북 때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거론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국은 핵확산방지조약(NPT) 체제를 지지하는 상임이사국으로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공인할 수 없다"라며 "그러나 북핵을 사실상 묵인하는 기조가 확인됐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헌법에 핵보유국을 명시하고 핵무력 강화를 최고의 사회주의 위업으로 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조선식 사회주의 위업'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밝혔다"라며 "북한의 현 핵무장 상태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대화하겠다는 암묵적 뉘앙스"라고 부연했다.

북한과 중국은 대신 경제와 군사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시 주석은 △고위급 교류 △인민복지 목표로 실질협력 제고 △민심 유대 강화 △전략 협력 내실 구축 등을 제시했다.

고위급 교류로 당·외교·법 집행·군사 분야 교류를 확대하고, 무역·농업·건설·과학기술·보건의료 등 분야의 실질 협력을 확대하자는 것이 중국 측의 구상이다.

최근 러시아가 북한의 파병 이후 대북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가운데 중국도 무역 등의 영역에서 북한과의 교류를 확대한다면 대북제재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코로나19 때 중단됐던 북중 통상 교류를 정상화하겠다는 의도로 추정된다"라며 "지난 4월에 열차 시험 운행도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북중 간 군대교류가 언급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열린 북중정상회담에는 북한군 수뇌부인 노광철 국방상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배석했다. 2019년 시 주석의 방북 때는 국방상이 참석하지 않았다. 특히, 올해 북중 우호조약 65주년을 맞아 양측 간 군사 협력 관련 조약이나 연합 훈련 등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북한과 중국이 "새로운 장"을 열기로 한 관계의 이면에는 미묘한 온도차가 읽힌다. 중국 신화통신은 교류 관련 사안을 상세히 언급했으나 북한 노동신문은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보다 확대"한다고 축약해 보도했다. 중국은 자신들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북한을 편입시키려는 반면 북한은 중국과 협력하되 대중국 의존을 경계하며 자주성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은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고 북한을 자국 이익에 반하지 않도록 관리하려는 의도"라며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사실상 묵인받으며 경제협력을 통한 발전 토대를 마련했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한국은 물론, 미국과의 소통에서도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우리 중국의 입장과 정책에 있어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중 간 교류협력이 한반도 평화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라며 "정부는 이번 북중 정상회담 결과와 전반적 동북아 정세에 유의하면서 한반도 평화공존과 공존성장을 노력하고, 국제사회와 외교적 소통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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