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은) 환율 안정이라는 측면의 정책 효과를 노렸다고 하지만 국민들이 그런 것까지 고려해야 될 것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국무회의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문제를 직접 거론하면서 금융당국에 정책 실수요자인 국민 편익을 위해 추가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레버리지 ETF 출시 후 증시 변동성이 심화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최고조에 이르자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거론하며 "주가 급등에 따라 일종의 조정, 일부 급락이 (있는데 해당 상품이) 조정을 심화시켰다는 비난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레버리지 ETF의 정책 목표와 효과에 대해 꼼꼼히 물었다. 이 대통령은 "(한 쪽에선) 주식 시장의 불안정을 심화시켰다(고 하고) 한쪽은 해외 투자를 완화해 국내 투자를 늘리는, 외환 유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는 양론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해외에서 되고 국내에선 막았는데 국내 제도권 틀로 들여와 투명하게 투자자 보호를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 국내 반도체 종목을 2~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활발히 거래 중이었고 국내 투자자들 상당수가 이에 적극 참여하는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 보호 및 선택권 다양화의 정책 목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그러자 주가 변동성을 언급하면서 "어쨌든 이게 국내 투자자들의 불만의 한 원인이었던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며 "상승 국면에서는 상승을 격화시키고 하락 국면에서는 하락을 심화시키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레버리지 ETF 상품 출시의 또 다른 정책 목표인 외환시장 안정화 효과에 대해서도 질문을 쏟아냈다.
이 위원장은 "실제 국내뿐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까지 해서 홍콩 (레버리지 상품 투자 규모가) 20조원 정도였는데 최근 17조원으로 줄었다"며 "이것(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이 없었다면 해외로 더 가지 않았겠느냐는 얘기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종목의 주가 변동성이 한국 시장만의 문제는 아니라며 키옥시아와 샌디스크 등 해외 주요국 반도체 기업은 주가 변동성이 더 심했다고 보고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하여튼 당국으로선 나름의 노력을 했다고 하나 시장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시장 불안정을 키웠다는 비판이 있다"고 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부연 설명에 나섰다. 김 실장은 지난해 해외 증권투자로 개인 400억달러(약 59조원), 기관 1000억달러(약 147조원) 등 총 1400억달러(약 206조원)가 이탈한 반면 올해 상반기는 개인 해외투자 규모가 28억달러에 그쳤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정책 효과지만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이것 때문에 변동성이 커지고 낙폭이 커졌다고 생각해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보완 대책을 만드는 것도 우리 몫"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추가 대책 주문은 취임 후 줄곧 강조해 온 국민체감 정책에 집중해 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정책의 성패는 공직자의 책상이 아닌 국민의 삶 속에 결정된다며 국민이 삶의 개선을 피부로 느끼는 국민체감 정책을 주문해왔다.
이 위원장이 지난 16일 레버리지 ETF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그것 가지고 되겠느냐는 지적이 있더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기본예탁금 1000만→3000만원 상향 △매매수량 단위 1좌→20좌 △신규 상장 잠정 중단 △광고·마케팅 금지 등 단일종목 레버지리 상품 보완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완벽하는 게 어렵긴 하나 필요한 대응 조치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