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부동산 정책과 증시 변동성 확대 등 자산시장 문제가 변수로 떠올랐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증시 변동성을 키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를 두고 후보들 간에 신경전이 과열되는 모양새다. 상대를 겨냥한 책임론에 소모적 '네 탓 공방'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정청래 당 대표 후보는 7일 SNS에 올린 글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도의적·정치적으로 김민석 전 총리가 사과해야 할 문제"라고 썼다. 정 후보는 앞서 지난 5일 열린 후보 토론회 이후 이 문제를 계속 부각하고 있다. 정 후보는 토론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김 후보가 총리 시절에 입법 예고하고 4월 총리 주관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것으로 안다"며 책임론을 처음 제기했다.
친청(정청래)계 한민수 최고위원 후보도 이날 "김민석 후보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사태에 대해 정녕 국민 앞에 사과할 생각이 없으신가"라며 "총리 재임 시절 도입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결국 어떤 결과를 낳았는가. 명확한 책임 인정도, 진솔한 사과 한마디도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이날 유튜브 채널에서 "정부·여당은 한 몸이기 때문에 책임도 공동의 것"이라며 "정부 여당의 어떤 정책에 대해 야당이 하듯이 접근하는 것은 적절치가 않은 것 같다"고 반박했다.
친명(이재명 대통령)계 김용 최고위원 후보도 정 후보 측을 향해 "솔직하게 '반명(반이재명) 커밍아웃'하라"며 "누가 보면 정청래 후보가 지난 1년간 당 대표가 아니었던 줄 알겠다. 속마음은 이 대통령과 정부 정책에 대한 비난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차마 대통령에게 직접 말하지는 못하고 경쟁 후보인 김민석 전 총리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려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부동산 정책도 전대 화두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부동산 민심이 당원은 물론 국민(비당원) 투표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는 14~15일 실시된다. 민주당은 이번 주말까지 여론조사 문항 등을 결정한 뒤 당내 의결 절차를 거쳐 내주 초 확정할 방침이다. 여론조사 결과는 17일 전당대회에서 발표돼 권리당원(35%)·대의원(35%) 투표 결과와 합산된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세제개편안으로 수도권 민심 이반 우려가 제기되면서 '당정 원팀'과 국정 안정론을 강조해 온 김민석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후보와 사실상 공동 전선을 펴고 있는 송영길 후보가 앞선 토론회에서 "전세 얻어 살고 있는 사람(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 배려하지 않고 과세하겠다는 것인데, 저는 (이러한 세 부담을) 최소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선을 그은 것도 전대 결과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 후보는 정 후보를 겨냥해선 "(레버리지 ETF 출시와 관련) 책임을 총리나 대통령에게 돌릴 것이 아니라 당이 책임지는 것이 여당 대표의 자세"라고 꼬집기도 했다.
당권주자들의 경쟁이 경제 정책 책임 공방으로 이어지자 당 안팎에선 '제 발등 찍기'라는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 지역 합동연설회를 비롯해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심각한 과열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선거 질서를 어지럽히고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불법·방해 행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