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결국 자진사퇴…李대통령 "국민 눈높이" 발언 하루 만에

유재희 기자, 김지은 기자
2026.09.19 11:23

[the300](상보)
"정부에 작은 부담도 더해선 안 돼"…법무부 장관 후보직 사퇴
민주당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 이틀 만…인사검증 부담 커져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2026.09.15. j /사진=정병혁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김 후보자의 거취를 두고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며 임명 여부를 재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한 지 하루 만이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깊은 고민 끝에 법무부 장관 후보직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며 "국민주권정부 탄생을 위해 앞장섰고 쉼 없이 달려왔다. 후보자로 지명해 주신 대통령께 감사드리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정말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퇴 배경에 대해 "어제 대통령 기자회견을 보며 결심을 굳혔다"며 "국민의 삶과 정부의 성공이 우선이다. 민생을 살피고 개혁을 완수해야 할 정부에 작은 부담이라도 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 18일 서울 한 전통시장에서 상인이 핸드폰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2026.9.1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김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이 되어 민주주의를 지키고 공정한 법 집행으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뒷받침하고 싶었다. 새로운 형사사법체계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고 싶었다"며 "그러나 법무부 장관으로서 그 소임을 다하려던 걸음을 여기서 멈춘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저의 부족함을 깊이 성찰하겠다"며 "특히 이번 일로 상처받았을 장애인들과 가족들, 돌봄 현장에서 헌신하는 분들, 저와 인연을 맺은 모든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지금 내려놓아도 진실은 포기하지 않겠다. 미완의 검찰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며 "윤석열·한동훈 표적수사, 짜깁기 사태의 전모를 끝까지 밝히겠다. 이번 일이야말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국민들께 입증하는 사례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판사 출신 재선 의원인 김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지명 직후 검찰개혁 등을 이끌 적임자로 꼽혔으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배우자가 대표로 있는 사회적협동조합 특혜 의혹 등이 불거지며 야당의 거센 공세를 받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단독 채택했지만 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자의 거취를 두고 신중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와 관련해 "나름 최선의 인선을 했다고는 하지만, 국민 검증 과정에서 여러 가지 논란들이 발생하고 있는 걸 보고 있다"며 "(국민 검증) 과정에서 벌어진 많은 사안과 지적들, 후보자의 역량과 또 국민의 눈높이 등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의 낙마로 여권에는 인사검증과 검찰개혁 추진을 둘러싼 부담이 남게 됐다. 특히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다음달 2일 출범하는 상황에서 후임 법무부 장관 인선이 늦어질 경우 법무부 수장 공백도 길어질 수 있다.

민주당으로서도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민주당은 야당의 반발 속에서도 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단독 강행했지만 불과 이틀 만에 자진 사퇴로 귀결된 까닭이다. 청와대 역시 전날 이 대통령이 인사시스템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후임자 물색과 함께 인사추천·검증 과정 전반을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 대통령은 전날 "인사 시스템을 지금 재점검해 보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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