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결국 낙마했다. 김 의원은 판사와 재선 국회의원을 거친 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까지 맡았던 인물이다. 여권에서는 법무부를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으나 인사청문 과정에서 식약처 로비 의혹이 불거지고 전 보좌관의 '투서'가 나오면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된 뒤 후보 자리를 내놓게 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장관 후보자의 낙마는 김 의원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5명이다. 이들 중 현역 의원만 3명째다. 현역 국회의원은 선거를 통해 이미 한차례 검증을 받았고 오랜 기간 언론에 노출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검증이 용이한 인사로 꼽힌다. 여야 관계를 고려하는 정치적 관행때문에 이재명 정부 이전까지 현역 의원을 장관으로 임명할 때 낙마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러나 '현역 불패' 공식은 이재명 정부에서 처음 깨진 뒤 이젠 아예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현역 의원의 낙마를 여야의 극한 갈등 탓으로 몰기는 어렵다. 낙마한 정치인 장관 후보자들의 흠결이 컸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강선우 무소속 의원의 경우 보좌진에 대한 심한 갑질이 드러났고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당 사정상 의원직을 내려놓지 못하겠다고 버티다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김 의원의 전 보좌관이 청와대에 제출했다는 탄원서에는 음주운전 및 폭언, 성추행 의혹 등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다섯 번의 검증 실패에 국민들은 청와대의 인사 시스템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야당은 인사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참모진 전원 교체를 요구하고 있고, 여당 내에서도 인사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당 한 중진 의원은 "김현지 부속실장 논란이 계속 사그러들지 않는 것은 결국 인사로 인한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은 결국 청와대 밖에 없다"고 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최근 사의 표명은 인사를 포함해 종합적인 책임 차원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인사는 인사수석실의 추천, 민정수석실의 검증, 정무수석실의 정무적 판단이 종합된 결과물이다. 다섯명의 장관 후보자 낙마를 강 비서실장 한사람의 책임으로 돌리고 넘어갈 단계는 이미 지났다는 것이 정치권 중론이다.
이번 인사 파동을 청와대 내부 파워게임의 결과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집권 후 여권 내 권력투쟁은 정치적 단골 소재다. 언론은 좋아할 수 있지만 국민들은 더 이상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후보자를 찾고, 정보를 모으고, 위험요인을 검증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전 과정을 다시 돌아봐야 할 타이밍이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지지율을 회복하고 국정 동력을 되찾을 기회가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