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총 2,288 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24일. 당시 청와대는 "아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면전이 시작된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밝혔다. 전면전 규정을 우리나라가 할 필요도 없고, 전쟁의 성격을 규정할 필요도 없다는 설명도 했다.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 등 각 부처는 우리 경제와 기업에 미칠 영향 등을 파악하고 대비 태세를 갖췄지만, 전쟁이 이렇게 오래 이어질 지 몰랐다. 이 전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러·우전쟁이 5년차에 접어든 상황에서 이번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전쟁 리스크가 더 커졌다. 세계 경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이다. '뉴노멀'이 된 전쟁 리스크는 더이상 돌발 변수가 아니다. 이 리스크는 이제 기업 경영의 '상수(常數)'가 됐다. 기업들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안에서 생존하고 성장해야 하는 전쟁 경제 즉 '워코노미'(war+economy) 시대를 맞았다. 지금 우리 기업들을 가장 옥죄는 건 유가와 환율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탓에 국제유가는 폭등하고,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미국 온라인 보험사 레모네이드가 테슬라의 감독형 자율주행 소프트웨어(FSD)를 활성화하고 주행할 경우 보험료 약 50%를 할인해주는 상품을 출시했다. 최초의 자율주행차 전용 보험으로 관심을 끌었다. 파장은 만만찮다. AI(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솔루션이 인간의 운전 능력 보다 더 뛰어나다는 점을 인정한 사실상 첫 사례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레모네이드는 "자율주행이 활성화된 동안 사고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분석 결과를 반영했다"며 "FSD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이어지면서 안전성이 더욱 개선될 경우 추가적인 보험료 인하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레모네이드의 보험을 두고 마케팅 기법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시사점은 분명하다. 완전자율주행의 시대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AI 기술이 발전할 수록 자율주행의 완성도는 견고해질 수밖에 없다. 오히려 인간이 운전하는 차량이 보험료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완전자율주행이 경제적·안전성 면에서 우월하다는 시장의 평가가 보편화된다면 자동차 시장의 무게추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급속도로 기울 것이다.
"금융사 전체 민원의 절반이 보험 민원이다. " 지난달 26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주요 보험사 CEO(최고경영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던진 메시지는 명확했다. 눈앞의 단기 실적에 매몰된 '제살깎기식' 과당경쟁을 멈추고,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질적 성장에 집중하라는 경고였다. 최근 보험시장에선 GA(법인보험대리점)의 스카우트가 한창이다. 오는 7월 GA 소속 설계사에 대한 '1200% 룰' 확대를 앞두고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200% 룰'이란 설계사가 보험 계약을 체결한 첫해에 받는 수수료 총액을 월 납입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다. 과도한 모집 수수료로 인한 사업비 낭비와 불건전한 영업 행태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제도 시행 직전에 영입경쟁이 과열되면서 시장이 혼탁해졌다. 이 원장의 발언도 이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시장에선 연봉 1억원을 받는 A보험사 전속설계사가 기존 연봉 보장에 일시금 5000만원을 추가 지급한다는 약속을 받고 이직을 했다고 한다.
'등골 브레이커'로 논란이 된 정장형 교복에 대해 교육부가 폐지를 유도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실제 폐지는 각 학교에서 학교운영위원회를 열고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야 하겠지만 정부가 앞장서서 폐지 논리를 만들어준 만큼 교복과 생활복의 혼용 중 택 1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물로만 지원을 받아야 했던 일부 지역에서는 현금이나 바우처 형태로 전환해 중고 이용이나 형제자매 간 물려 입기도 활성화될 수 있다. 서울교사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서에서 "학부모의 교복 구입 부담을 완화하고 학생들의 생활 편의성도 함께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 환영했다. 다만 학생들의 복장이 생활복으로 단일화되더라도 학교 현장에서는 '복장 규정'이라는 숙제가 남는다. 교복이든 생활복이든 학생이 복장을 제대로 갖춰 입었는지 여부를 점검하는 지도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A중학교의 경우 복장 규정과 다른 옷을 입고 학교에 올 경우 3번 구두 지적 후 10분간 교내 청소를 시킨다. 이때 학생이 청소를 열심히 하지 않더라도 추가로 제재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번 달까지 영국과 핀란드, 스웨덴, 네덜란드, 아일랜드, 호주, 노르웨이, 덴마크, 유럽연합 등 9명의 주한대사를 만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각 기사에서는 국가별 차이점을 부각했지만, 대화를 거듭할수록 메시지의 큰 줄기는 일정한 방향으로 수렴했다. 이들 국가는 탄소 감축을 계기로 만든 성장을 이미 현재진행형으로 경험하고 있었고, 그 궤도에 오르기까지 공통적으로 작동한 원리가 분명히 존재했다는 점에서다. 일단 첫 공통점은 정책의 일관성이다. 대사들은 한목소리로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 목표를 법으로 못 박았기에 장기 투자와 산업 전략이 가능했고, 기업 역시 예측 가능한 환경 속에서 움직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법적 구속력은 기본 전제다. 정부의 정책 신호 또한 일관되고 정교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모든 국가는 첨예한 갈등을 경험했다. 이를 공론화하고 정치적으로 조정한 결과로 성과를 만들었고, 이렇게 형성된 일관된 메시지가 적게는 십수년, 길게는 수십년간 누적되며 시장의 신뢰를 쌓았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MZ핫플레이스' 서울 성수동이 선거판의 핫플로 떠올랐다. 죽어가던 공장지대였던 성수동에 정보기술(IT) 스타트업부터 예술가·비영리단체·소셜벤처들이 터를 잡고, 청년들이 오가면서 회색빛 공장지대의 인상이 바뀌었다. '5선'에 도전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성수동 변화의 첫 단추를 20년도 넘은 '오래된 행정'에서 찾는다. 2003년 서울시는 '뚝섬 경마장' 부지를 매각하는 대신 서울숲을 조성하는 방침을 세웠다. 당시 5조원대로 추정된 천문학적인 부지 매각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118만㎡(35만평) 규모의 숲을 만들겠다는 결정이었다. 2005년 서울숲이 문을 열자 주말마다 연인들과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모여들었다. 대중 사이에서 성수동이 본격적으로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5년가량 지난 뒤다. 오 시장은 최근 북콘서트에서 "성수동 1가 6번지가 내 고향"이라며 "2010년 IT산업개발진흥지구 지정이 '성수동 빅뱅'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준공업지역이던 성수동에 산업적 콘셉트를 부여하고, 지식산업센터 등 업무 기능을 끌어들여 주중 인구를 만들었다는 얘기다.
"규제가 풀린다는데 마다할 리 있겠습니까. 사업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 정부와 여당이 지난 8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추진을 결정한 뒤 업계에선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2012년부터 14년간 시행한 규제 족쇄를 푸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법 개정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 탐탁지 않아서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은 여야 시절 가리지 않고 대형마트를 '규제의 대상'으로 바라봤다. 주력 지지층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보호하겠단 명분을 앞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쿠팡 정보유출 사태를 계기로 당내 분위기가 급변했다.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 환경이 변했고 현행 오프라인 중심 유통 규제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민주당 대변인의 설명은 당정의 엄포에도 꿈쩍 않는 새로운 '유통 공룡' 쿠팡을 보면서 뒤늦게 '대항마'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했단 자기 고백처럼 들렸다.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역차별이란 지적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쿠팡 매출은 41조3000억원으로, 대형마트 전체 판매액(37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4년 또는 1460일. 갓난아이가 제법 또박또박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어린이가 되는 시기다. 대학 신입생이면 어엿한 사회인으로 나갈 준비를 하는 시간이다. 월드컵과 올림픽 같은 세계의 축제 지도가 한 바퀴를 돌고 한 나라의 대통령이 바뀌기도 하는 시간. 이처럼 누군가에겐 성장과 변화의 시간인 4년이 누군가에겐 깨지 않는 긴 악몽이 됐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전쟁을 시작한 지 정확히 4년이 된다. 전쟁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놨다. 잠든 새벽이건 출근길이건 시시때때로 공습경보가 울린다. 주민들은 익숙한 듯 방공호로 대피한다. 어제 만난 이웃은 폭격에 사망했다. 아빠와 남편, 연인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입대하거나 강제 징집돼 하루아침에 생이별을 겪는다. 남은 이들은 가슴을 졸이며 사랑하는 이의 생사를 확인하는 것뿐이다. 지난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분석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전사자는 10만~14만명으로 추산된다. 부상자 등을 합친 사상자 규모는 50만~60만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오랜 기간 성장을 거듭하는 기업의 공통점 중 하나는 시대 흐름을 읽고 끊임없이 변신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상회(商會)로 출발한 삼성그룹이 1982년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회사의 모습은 지금과 크게 달랐을 것이다. 엔비디아는 AI(인공지능) 기업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해 1993년 창업 후 꼬리표처럼 붙었던 '그래픽카드 회사'의 한계를 넘었다. 1994년 인터넷 서점으로 설립된 아마존의 캐시카우는 클라우드 서비스이고, 블루오리진을 기반으로 우주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60년 가까이 성장을 이어왔지만 자동차 업종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이 과정은 '변신'보단 '변화·발전'이란 표현이 더 적절하다. 이런 관점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중심으로 한 본격적인 로봇 사업 진출은 '변신'으로 규정해도 무리가 없는 '기업 DNA 재정의 작업'으로까지 보인다. 아틀라스의 초기 목표는 현대차그룹 자동차 공장 내 활용이다. 회사는 2028년 미국 HMGMA(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에 아틀라스를 투입, 부품 분류를 위한 서열 작업 등에 활용한다.
"10년간 어떻게든 잘 살아남으십쇼. 아프면 안 됩니다. " 최근 한 예방의학 전문가가 의대증원책을 놓고 한 말이다. 정부가 '의사 수 부족'에 대한 대책으로 의대증원책을 또다시 내놨지만, 전문의가 배출되기까지는 최소 10년이 걸린다는 점을 염두에 둔 의미다. 이재명 정부는 의사 수 공백을 메꾸는 대안으로 의대증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윤석열 정부 때와 같은 카드를 내밀긴 했지만, 증원 규모가 다르다. 전 정부에선 매년 2000명씩 5년간 의대생 1만명을 늘리겠다고 한 데 반해, 현 정부는 2027년부터 5년간 연평균 의대생 668명을 늘리겠다고 결정했다. 의대증원의 실효성을 두고 정부와 의사집단 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늘린 만큼 지방 근무 의사가 늘게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의사들은 "미어터지는 의대 교실에서 양질의 의사가 배출될 수 없다", "의료과실을 범죄로 전제하고 형벌의 대상으로 삼는 현행 접근은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기피 현상을 심화할 것"이라며 맞선다. 의대증원을 놓고 의정갈등 '시즌 2'가 이어지는 동안 당장의 국민 건강이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게 생겼다.
글로벌 항공 업계의 최근 화두는 '연결성'(aviation connectivity)이다. 특정 공항이 다른 공항과 얼마나 쉽게 연결될 수 있는지가 그 공항의 위상을 좌우하는 것이다. 연결성은 여행자가 한 번의 비행이나 최소 환승으로 갈 수 있는 범위와 노선의 다양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그간 글로벌 주요 공항들은 쇼핑, 출입국 수속 편의, 편의시설, 안전 등 공항 자체의 기능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이런 분위기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확 달라졌다. 팬데믹 이후 여객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자 환승 중심의 허브공항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총력전이 펼쳐졌다. 단순 여행객 유치를 넘어 반도체·바이오 등 글로벌 공급망의 연결고리이자 제재·봉쇄 시대의 관문 역할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였다. 글로벌 항공 통계·데이터 분석 업체인 OAG 메가버스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지구촌에서 연결성이 가장 뛰어난 공항으로 런던 히스로 국제공항(영국)이 뽑혔다. 이 공항이 유럽의 관문으로 불리는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독일)이나 세계에서 가장 붐빈다는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미국)을 제친 비결은 토마스 볼드바이 최고경영자(CEO)의 물류 전문성에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부동산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가격 상승을 억제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현장에서 먼저 흔들리는 곳은 규제가 겨냥한 대상이 아니다. 약한 고리인 실수요자와 임차인이다. 발언의 충격이 가장 먼저 체감되는 곳은 정비사업 현장이다. 규제지역 2주택 조합원의 이주비 대출은 사실상 막혔다. 이주가 멈추면 착공도 멈춘다. 그리고 착공 시점이 늦어지면 공급 시점도 뒤로 밀린다.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서울에서만 수만가구 규모의 공급 일정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공급을 늘리기 위한 정책이 오히려 공급의 시간을 늦추는 역설의 장면이다. 전월세 시장의 흐름도 비슷하다. 실거주 의무 강화는 전세 물량 감소로 이어지고 그 부담은 다시 임차인에게 전가된다. 여기에 등록임대 제도까지 흔들리면 충격은 배가될 수 있다. 등록임대 제도는 전월세 시장에 꾸준히 물량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왔다. 임대료 인상률을 5%로 이내로 제한해야 하는 의무가 부여됐기에 임대료 상승을 억제하는 역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