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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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딥테크 창업의 목표는 코스닥 상장이 아니다. " 오는 10월 30일 열리는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을 준비하며 만난 한 창업가가 던진 말이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주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4대 과기원이 주최하는 대회로 올해 5회째다. 출전 후보팀을 발굴하며 들은 이 한마디는 우리 딥테크 창업 생태계가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되묻게 했다. 그동안 국내 벤처·창업 생태계에서 기업공개(IPO), 특히 코스닥 상장은 성공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 기술특례상장이 활성화되면서 기술기업에는 코스닥 입성이 일종의 '성공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정작 딥테크 초기 기업 대표가 말하는 목표는 '글로벌 기업'이었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반도체와 바이오, 로봇, 우주, 첨단소재, 에너지 등 딥테크는 기술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막대한 자금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번번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시장을 살리겠다며 던진 정책들이 정작 시장에 닿기도 전에 방향을 틀어 거꾸로 날아드는 모양새다. 성급한 정책이 증시를 혼란에 빠뜨리고 개미(개인투자자)들을 떠나게 만든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이다. 해외 상장한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투자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상품을 허용했지만 극단적인 증시 변동성으로 이어졌다. 단일종목레버리지 상장 이후 변동성지수(V-Kospi)는 일평균 82. 47포인트였다. 상장 직전까지 5월 일평균 수치가 68. 9포인트, 4월 수치가 54. 21포인트였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하루걸러 하루 사이드카가 울릴 만큼 변동성이 커지자 정부는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했지만 후폭풍은 적지 않다. 이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1100조원이 증발했다. 상장 초반 80조원까지 늘었던 거래대금도 19조원대까지 떨어졌다. 다행히 지난달 31일 단일종목레버리지 거래를 위한 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대책 시행 이후 거래량이 급감하며 변동성도 다소 낮아졌다.
코오롱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옛 인보사) 임상 3상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TG-C의 효능이 위약과 별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국내 3상 및 미국 2상과 달리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는 데 실패했다.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지난달 20일 TG-C 3상 결과 발표 직후 3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3번의 하한가를 포함해 8거래일간 주가는 80. 9% 폭락했다. 투자심리 악화에 시달리던 K-바이오에 또 하나의 상처가 더해졌다. 무엇보다 토종 대형 블록버스터(연간 매출액 1조원 이상의 의약품) 신약의 탄생을 기대한 K-바이오 전반의 아쉬움이 크다. TG-C 3상을 두고 아직도 설왕설래가 이어진다. 코오롱티슈진이 공개한 임상 3상 데이터 수치에 오류가 있었던 데다 발표 며칠 전부터 주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빠지며 의구심을 키웠다. 임상 설계 구조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냔 지적도 나온다. 코오롱티슈진은 위약과 차이를 입증하지 못했을 뿐 TG-C의 효능 자체는 확인했다며 '절반의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자본시장은 마치 홍수를 막고 가뭄에 대비해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건설하는 댐과 같다. 하지만 댐에 물을 가둬두기만 하면 문제가 생긴다. 물은 넘쳐도 하류는 메말라간다. 물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흐르지 않기 때문이다.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런 자본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문턱을 낮춰준 대표적인 상품이다. 종목을 일일이 고르지 않아도 적은 비용으로 반도체와 자동차는 물론 채권, 해외 증시까지 클릭 몇 번이면 투자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투자 저변을 넓혀 자본시장으로 새로운 자금을 끌어들이는 통로 역할을 했다. 이렇게 모인 자금은 대형주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중소형주와 성장기업으로 순환하며 시장 전반의 유동성을 높이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지난 5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자금이 시장 전체를 순환하기보다 특정 종목과 특정 업종에 집중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담은 ETF로 몰린 자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도주로 흘러갔고, 패시브 자금도 지수 비중대로 움직였다.
"당원 중심 정당이 국민정당으로 가는 시작이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당원의 뜻을 정당 운영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당원주권주의'를 전면에 내세웠다. 자신의 거취는 물론 당권파와 각을 세워 온 당내 의원들의 징계 문제에도 당원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민주주의 원리와 정당법의 취지에 따라 정당의 주인은 일차적으로 당원이다. 당원은 당비를 내고, 선거 승리를 위해 뛰고, 투표로 지도부를 선택한다. 더불어민주당의 제1 정당 운영 원칙도 '당원주권주의'다. 권리당원 1인1표제를 도입해 오는 8·17 전당대회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를 등가(1 대 1)로 처음 반영한다. 대의원 표가 권리당원 표보다 20배 높게 계산되던 구조를 바꿔 당원 중심의 정당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여야 공히 당원들의 활동 공간을 넓혀 지도부 선출과 주요 의사 결정 과정의 목소리를 키우는 건 정당 민주주의 측면에서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따져볼 게 있다. 당원 중심 정당과 국민 정당 사이에는 간극이 없을까.
부동산 대책이 나올 때마다 시장에서는 새로운 계산이 시작된다. 규제가 콕 짚은 곳의 수요가 사라지는 대신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를 찾는다. 최근 세제개편안도 마찬가지다. 이번 개편안이 시장에 보내는 신호는 분명하다. 초고가 주택은 1주택자가 보유한 집에서 실제 거주하더라도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정부 시뮬레이션상 시가 70억원 수준의 주택을 70세 소유자가 10년간 거주한 경우에도 내후년에는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지금의 7배 수준으로 뛴다. 집값의 상단을 세금으로 강하게 누르는 셈이다. 비거주 1주택자에게도 신호를 보낸다. 지금은 1주택자라면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공시가격 12억원까지 종부세 기본공제를 받지만 앞으로는 기본공제가 실거주자는 14억원, 비거주자는 9억원으로 갈린다. 자녀 교육이나 직장 등의 이유로 자기 집을 전세 주고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은 세금을 더 내거나 자기 집으로 돌아갈지를 고민해야 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집주인이 세 부담을 피해 자기 집으로 돌아가면 임대시장에 있던 전셋집 하나가 사라진다.
지난 3일 베일을 벗은 세제개편안의 정책 목표는 '부동산 세제 정상화'다. 비거주·다주택·초고가 주택의 과도한 세제 지원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재정경제부는 세제개편안 브리핑에서 '정상화'라는 표현을 23번 사용했다. '정상화'의 핵심은 종합부동산세 강화다. 이재명 정부는 종부세액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인상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부세 강화와 완화를 가르는 핵심 잣대다. 보수 정부는 이를 낮췄고, 진보 정부는 올렸다. 비거주 주택과의 전쟁도 선포했다. 실제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는 종부세 부담이 늘어난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비싼 주택에는 지금보다 더 높은 세율을 부과한다. 과세표준 6억원, 즉 시가로 32억원 이상인 주택이 대상이다. 물론 강화에만 방점을 찍은 건 아니다. 실제 거주하는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은 낮췄다. 그러나 전체 세 부담을 따져보면 감세보다 증세 효과가 훨씬 크다. 여기까지가 이재명 정부가 말하는 '정상화'의 개념이다. '정상화'를 말한다는 건 지금까지의 제도가 비정상적이었다는 뜻이다.
1998년 북아일랜드에서 존 흄과 데이비드 트림블이 마주앉았다. 흄은 남·북아일랜드 통일을 주장한 민족주의 사회민주노동당 대표, 트림블은 영국에 남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얼스터연합당 대표였다. 북아일랜드 분쟁으로 1960년대 말부터 30여년 간 3500명이 죽었다. 상대는 가족과 동료를 죽인 원수였다. 그래도 둘은 대화를 포기하지 않았다. 흄은 무장투쟁 세력과 연계된 정당까지 모두 대화에 참여시키는 결단을 했다. 트림블도 당내 반대 세력을 필사적으로 설득해 협정으로 이끌었다. 장래 통일 가능성을 명시하는 협정 내용을 받아들였다. 극렬 지지자들은 두 사람에게 등을 돌렸다. 특히 트림블에겐 혹독한 정치적 대가들이 뒤따랐다. 그러나 이들은 결국 '굿프라이데이 평화협정'으로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다. 대규모 유혈분쟁을 사실상 종식시켰다. 둘은 노벨평화상을 공동으로 받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상징은 넬슨 만델라다. 그러나 수감된 만델라 대신 27년 간 아프리카민족회의(ANC)를 이끈 건 올리버 레지널드 탐보였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가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다. 입주가 임박한 수원 매교역 팰루시드 잔금대출 대란이 대표적이다. 은행들은 당국의 연초 목표치(5대 은행 가계대출 순증액 전년 대비 1. 5%·4조3000억 원)를 지키려고 수백억원씩 나가는 잔금대출부터 조였다. KB국민은행은 소득도, 지역도 안 보고 대출 한도를 3억원으로 묶는 '극약처방'을 썼다. 은행들의 극단적인 대응에 금융당국도 당황했다. 국민은행은 한도가 여유 있는데도 선제적으로 대출문을 닫았다. CEO(최고경영자) 선임을 앞두고 눈치를 과도하게 살펴 "오버한 것"이란 해석도 곁들여졌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조인 진짜 이유는 주담대 폭증 때문이 아니다. 주담대는 도리어 월별·분기별로 안정적으로 집행되고 있다. 진짜 문제는 예상치 못한 '마이너스통장 빚투(빚내서 투자)'에서 터졌다. 증시가 조정 받을 때마다 마통 대출이 폭증한다. 88조원(5대 은행) 나간 한도성 대출은 사후적으로 막을 길이 없으니, 만만한(?) 주담대를 조인 것이다. '빚투'는 되고 '빚내서 내집마련'은 안되는 총량규제의 역설이다.
모르는 게 생기면 인공지능(AI)부터 찾는 시대다. 코딩, 회의록 정리, 이미지 제작, 보고서 작성, 발표 자료 준비에 이르기까지 각종 업무를 AI에게 맡기는 풍경이 이제 낯설지 않다. AI는 업무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며 직장인들의 가장 부지런한 동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세계 무대에서 벌어진 몇몇 사건들은 AI가 제공하는 편리함 뒤에 불편한 현실을 보여준다. AI도 틀릴 수 있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인간이 그 답을 너무 쉽게 믿고 있다는 게 문제다. 공적인 신뢰성과 전문성을 생명으로 하는 미 국무부, 글로벌 컨설팅 업계조차 AI를 맹신한 대가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에이즈 콘퍼런스'의 사전 행사. 미 국무부 소속 보건 특사가 새로운 보건 협정에 관해 발표하면서 화면에 띄운 아프리카 지도는 그야말로 엉터리였다. 해안선만 800㎞가 넘는 서아프리카 국가 나이지리아는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있는 내륙국처럼 표시됐다. 아프리카 남부에 있는 모잠비크는 에티오피아가 있는 동부 지역으로 이동했고, 서아프리카 연안국 코트디부아르는 동남부에 배치됐다.
"피부질환 치료 안 해요. " 많은 국민이 의원을 찾았다가 피부질환 치료를 거부당하는 경험을 한다. 10여년 전에도 이런 현상이 있었는데, 소위 돈 되는 비급여 피부미용 시술만 하는 의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피부과 전문의가 있는 일부 의원마저 예약해야만 진료가 가능하다 하거나 3~4시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사실상 '진료 거부'다. '의료법'상 진료 거부는 불법이다. 위반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의사도 자격정지 1개월의 처분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 처벌은 드물다.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진료 거부가 가능하다는 조항 때문이다. 피부질환 치료 공백이 커졌다. 대상포진, 피부염, 피부암, 아토피, 건선, 사마귀, 알레르기성 피부염, 티눈 등의 피부질환은 치료하지 않으면 삶의 질이 악화한다. 피부질환 치료도 '필수의료'다. 그런데 필수의료를 강화하겠다는 정부가 피부질환 치료 공백은 외면하는 모양새다. 의사들이 피부질환 치료 대신 미용시술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2025년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영업이익은 4000억원이었다. 불과 1년 만에 200배 이상 급증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투톱 회사를 보유한 덕분에 AI(인공지능) 대전환이라는 역사적 국면에서 그야말로 '단군이래 최대' 기회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이익 숫자만큼이나 낯선 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청와대 행사를 계기로 4800조원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초대형 투자 계획이 발표되고 총수들을 향한 대통령의 '90도 폴더' 인사가 신문 1면을 휩쓸었다. 지난 주말에는 미국 현지에서 우리 대통령이 내로라 하는 빅테크 기업 대표들과 맥주잔을 부딪혔다. 청와대가 삼성 등의 특정 빅테크에 대한 장기공급계약 금액까지 추정할 수 있는 수치를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대체불가한 대한민국"의 화려한 장면과 별개로 재계에서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별로 철저히 전략적으로 운용·공개돼야 할 투자 협력 계획이 정치 이벤트로 소모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너무 뛰어 전 세계적으로 비상이 걸렸는데 우리나라 기업들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건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