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유엔총회 무대서 "페이스메이커로서 대화의 길 열기 위해 온 힘"

뉴욕(미국)=김성은 기자
2026.09.23 05:19

[the300]

[뉴욕=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6.09.23. bluesoda@newsis.com /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이자 페이스메이커로서 대화의 길을 열고 또 이어가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북미 대화 가능성이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대화 여건 마련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자유로운 통항을 위해 '건설적 기여국 연대'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李, 지난해 이어 한반도 평화 구상 밝혀…"트럼프 결단으로 변화의 가능성, 당사자간 대화 발전 발판 마련해 나갈 것"

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35년 전, 한반도 평화공존의 결정적 순간을 만들어 낸 유엔, 그리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온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번에도 책임있고 건설적인 역할을 다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해에 이어 올 해 두 번째로 유엔총회 기조연설 무대에 올라 한반도 평화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체제는 오랜 기간 남북은 물론 미국, 중국 등 관련국들도 그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논의해 온 과제"라며 "다행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으로 변화의 가능성이 어렵게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은 오랫동안 멈춰있던 북미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고 한반도 전쟁 종식과 평화 체제 전환을 위한 당사자 간 대화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는 당사자 간 관계 정상화뿐만 아니라 다자협력을 통한 공동 성장, 동북아의 안정과 협력을 촉진하는 유용한 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과정에서 우선 북측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중단시키고 중기적으로 축소를 거쳐 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반도 평화공존의 방향을 담은 세 가지 청사진도 선언했다. △서로를 존중하는 포용적 평화공존 △싸울 필요가 없는 안정적 평화공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 공존이다.

이 대통령은 "남북 간 상호 체제를 존중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협력을 통한 공동 성장을 모색하겠다"며 "국제무대에서도 북측을 존중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해 나가겠다. 보건, 재난, 기후 위기 등 국제사회 차원에서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위기를 방지하고 갈등을 통제할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가겠다"며 "기본적인 소통 채널부터 복원하며 신뢰를 쌓아나가는 것이 안정적인 평화공존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전쟁과 핵 없는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의 안정과 협력을 촉진하고 전쟁과 분쟁으로부터 자유로운 세계를 향한 노력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했다.

李 '건설적 기여국 연대' 제안…"글로벌 공공재 공급 역량 갖춘 나라들, 먼저 혼잡고 협력의 공간 넓혀 나가야"
[뉴욕=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6.09.23. bluesoda@newsis.com /사진=

이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적 기여국 연대'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호르무즈와 홍해에서 반복된 해상 봉쇄는 에너지와 물류의 핵심 통로가 무기화될 때 세계인의 일상이 얼마나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는지 보여줬다"며 "국제 해협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항은 국제법이 보장하는 권리이자 세계 경제를 지탱하는 기반"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선을 공격하고 선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대한민국은 국제에너지기구(IEA)를 비롯한 기존의 협력 체계를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공급망 위기가 전 세계 경제, 민생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에너지 공급망 협력을 더욱 촘촘히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 "당연하게도 이러한 과제들은 대한민국 혼자 해결할 수 없다"며 "그렇다고 모든 국가가 하나의 해법에 합의할 때까지 손 놓고 기다릴 수도 없다. 지금 필요하고 또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글로벌 공공재를 공급할 역량과 의지를 갖춘 나라들이 먼저 손을 맞잡고 협력의 공간을 넓혀가는 것이다. 저는 이를 '건설적 기여국 연대'라고 부르고자 한다"고 했다.

아울러 "'따로 또 같이' 만들어 낸 협력의 성과가 축적될 때 지정학적 경쟁과 교착, 분절을 넘어 다자주의에 대한 신뢰를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K-이니셔티브 세 가지 비전 밝혀…글로벌 AI 기본사회, 녹색 대전환,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위한 연대
[뉴욕=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6.09.23. bluesoda@newsis.com /사진=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두 번째로 유엔총회 기조연설 무대에 선 만큼 새 비전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1년 전 저는 이 자리에서 세계 시민의 등불이 될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복귀했음을 당당하게 선언했다"며 "오늘 저는 이 자리에서 국제사회의 연대를 딛고 일어선 대한민국이 유엔 정신을 복원하고 세계를 다시 연결하는 일에 앞장서겠다는 담대한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문화 영역에서 확인한 공감과 연대의 힘을 인류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는 힘으로 확장해 나가겠다"며 "이 약속을 현실로 빚어낼 'K-이니셔티브'의 세 가지 비전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거론한 세 가지 비전은 △글로벌 AI 기본사회 △녹색 대전환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위한 연대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만들어야 할 새로운 시대의 기준은 분명하다. 기술 발전의 혜택을 모두가 함께 누리는 'AI 기본사회'"라며 "대한민국은 'AI 기본의료'를 시작으로 사회보장과 노동, 주거, 문화 등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기본적 권리를 두텁게 보장할 AI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국제기구, 다자개발은행, 산업계와 학계가 협력할 플랫폼, '글로벌 AI 허브'를 조성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AI 발전의 기본적 혜택에서 어떤 국가도, 어떤 사람도 배제되지 않는 '글로벌 AI 기본사회'를 꿈꾸며 인공지능이 기후 위기, 보건, 식량, 난민 문제를 비롯한 인류 공통의 난제를 해결할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기후 위기를 흔히 '80억 인류가 함께하는 조별 과제'라고 한다며 "대한민국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세우고 파리협정과 유엔 중심의 기후 위기 대응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동시에 '한국형 녹색 대전환(K-GX) 전략'을 통해 산업 체질을 바꾸고 탄소중립이 새로운 성장 동력과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길을 개척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을 마무리하며 "대한민국은 유엔이라는 이름이 지닌 숭고한 연대의 힘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증언할 수 있는 당사자"라며 "국제사회가 한마음, 한뜻으로 행동할 때 어떤 기적 같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일궈낸 대한민국의 존재가 바로 그 증거다. 이제 더 큰 책임과 기여로 그 연대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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