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유엔사 "北지뢰 정전협정 위반" 공식화…김여정 "자작 광대극" 반발

정한결 기자, 조성준 기자, 이승주 기자
2026.09.30 14:50

[the300] (종합)
DMZ 지뢰폭발 사고 입장발표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강현우 합참 작전본부장이 3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6.09.30. /사진=김혜진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가 북한의 군사분계선(MDL) 인근 지뢰 매설 등 국경선 요새화 작업에 대해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강현우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중장)은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북한은 우리 정부의 일관된 한반도 평화공존 노력에도 불구하고 군사분계선 인근 지뢰매설 등 소위 '국경선 요새화'를 지속 추진해 왔다"며 이렇게 밝혔다.

강 중장은 "이는 남북 간 접경지역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자 기존 남북 간 합의 정신을 해치는 것으로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지난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북한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북한은 소위 '국경선 요새화'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활동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며 "북측의 사과와 함께 책임 있는 조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엔사도 이날 북한의 지뢰 매설에 대해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유엔사는 "현장 조사 과정에서 군사분계선(MDL) 이남 대한민국 측 지역에서 북한 대인지뢰 1발을 발견했다"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전협정 위반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으며, 확립된 정전협정 체계에 따라 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2023년 말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선언하고, 2024년 4월부터 MDL 인근에서 불모지 작업, 전술도로 구축, 철책·지뢰 설치 등 국경선화·요새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군은 지난해 9월 서부전선 육군 25사단 관할 DMZ에서 지형이 변화한 지점을 포착했다. 지난 21일 이를 확인하기 위한 수색로 개척 작전 중 지뢰 2발이 폭발해 수색대대장 등 간부 3명이 다쳤다.

우리 군과 유엔사는 전날 합동 현장조사에서 북한군의 수지(플라스틱) 반(反)보병지뢰 1발을 추가로 발견했다. 사고 현장 일대에는 폭발한 2발과 장병들이 목격한 미폭발 지뢰 등 최소 4발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군 당국은 지뢰 매설 등이 북한군의 소행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우리 군과 유엔사가 이날 북한의 MDL 이남 지뢰 매설을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공식 규탄한 만큼 상응 조치의 방식과 수위가 주목된다. 다만 우리 군은 작전 보안상 이유로 구체적인 방안은 거론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책임을 전면 부인했다. 군의 경고사격 등 대응책에 즉각 보복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이날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번 사건은 명백한 자작극"이라며 "우리 군인들은 단 한 번도 국경선을 넘어선 적이 없다. 이것은 명백히 트집 잡기이고 도발"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총탄 한발이라도 우리 땅에 탄착될 때에는 많은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최근 도발이 잦은 한국군 3군단 21보병사단 비무장지대 방향에 우리 군대는 전술적 반격 수단들을 증강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군사적 충돌의 책임을 사실상 한국 측에 전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강 중장은 "향후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둔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기조를 지지해 온 여당도 이번 지뢰 사고에 대해서는 북한 규탄 결의문을 제안하는 등 강경한 입장으로 전환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규탄한다"며 "자작극 운운하면서 (책임을) 부인하는 북한 당국의 태도를 더욱 비판하고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반드시 사과하고 시정해야 한다"며 "우리 군의 대응 조치를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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