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등 국정감사=김영호·김준환·맹성규·박성준·우원식·이기헌·이재강·정청래·차지호·한정애·홍기원(민), 고동진·권영세·김건·김대식·박충권·안철수·정점식(국), 김준형(조), 한동훈(무), 송석준(국·위원장), 조현(외교부 장관)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폭발 사건의 원인이 북한군 매설 지뢰로 밝혀진 가운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도 정부의 대북 대응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당도 엄정한 대응을 요청한 가운데, 야당에서는 북한군 포로 송환 사실을 공개한 우크라이나를 향한 정부의 날 선 반응과 비교하며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다는 질책이 이어졌다.
이날 국감에선 여당 간사인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외교부를 향한 '호통'이 눈에 띄었다. 홍 의원은 이날 오후 보충질의에서 외교부에 대한 국회와 국민의 불신이 외교부의 태도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5분의 질의시간 가운데 절반가량을 이 문제에 할애했다.
홍 의원은 "최근 들어 특임공관장 비율이 굉장히 많이 늘고, 커리어 외교관 출신들은 격에 맞는 재외공관장으로 나가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외교부가 변하지 않으면 이같은 현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외교관 출신인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외교 현안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김 의원은 북한군의 지뢰로 확인된 상황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는 것을 두고 검토 중에 있다는 조 장관의 답변에 "대응 조치들이 재깍재깍 돼야 하는데 아직도 검토한다고 하니 놀랐다"고 지적했다. 대미투자 발표 내용에 대해서는 국익을 고려했을 때보다 정교한 팩트시트가 마련됐어야 한다고도 했다.
22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차분하면서도 정부의 명확한 답변을 받아내는 질의를 이어갔다. 우 의원은 북한군 지뢰로 인해 우리 장병이 중상 입은 상황을 언급하며, 북한이 '한국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데 대해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에 조 장관은 "엄중한 대응"을 강조하면서도, 한반도 평화를 해치지 않는 균형 있는 전략 마련을 약속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박 의원은 감사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해 북한군 지뢰·포로 송환 문제를 넘어 한미 관계를 두고 정부의 대응이 부실하다고 맹공했다. 조 장관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설전이 벌어졌다고 알려진 데 대해 집중 추궁하며, 외교안보 부처 간 갈등 문제를 지적했다.
이날 외통위 국정감사의 '스타'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었다. 첫 국정감사에서 한 의원은 특유의 화법을 통해 조 장관과 설전을 벌이며 모든 이목을 집중시켰다. 우크라이나와 북한 간에 정부의 대응에 '온도 차'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쥐잡듯이' 한다는 표현 등이 눈에 띄기도 했다. 다만, 일부 감사 과정에선 과도한 갈등 상황이 벌어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대미투자 문제를 두고선 여야 의원 모두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부를 넘어 외교부도 책임감을 갖고 국익을 수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대미투자가 상업적 합리성에 따라 절차가 제대로 이행됐느냐고 질의하면서, 국회에 사전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1호 대미투자 사업부터 법이 안 지켜졌다"고 질책했다. 야당 간사인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통상의 기능이 외교부에 있지 않아서 생기는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민주당도 함께 조직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외교부의 주요 산하기관인 재외동포청을 향한 질의도 이어졌다.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재외국민의 참정권 문제를 지적했다. 우편·전자투표가 모두 사용되고 있는 멕시코 사례 등을 거론하며 재외동포청이 적극 행정을 통해 관련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석준 위원장은 여야 간 균형있는 진행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자리를 비우지 않고 장장 10시간이 넘어가는 감사 모든 과정을 진행했다. 다만 일부 위원들의 발언에 대해 의견을 표하거나, 자신의 질의 시간을 더 할애하는 과정에서 여당 위원들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조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와 비교해 보다 적극적 자세로 감사에 임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 등 한반도를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정부의 '엄정대응' 기조를 강조하면서도, 우크라이나와 외교적 갈등이 벌어지지 않도록 현안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다만 한동훈 의원과의 설전에서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오후 감사 과정에서 '심심한 사과'를 표하며 일단락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