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정감사=박지혜·이용우·박정·신정훈·최기상·김태선·어기구·곽상언·박해철·안호영·이건태·이학영(민), 이종배·김소희·윤재옥·나경원·김형동·이철규·박수민·김기현·김위상·이헌승(국), 서왕진(조), 정혜경(진), 김정호(민·위원장), 김성환(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둘러싼 여야의 시각차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기후에너지환경부 국감에서는 전력·용수 공급부터 원전 공론화,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태양광 발전단가까지 에너지 정책의 현실성을 따져 묻는 질의가 이어졌다.
이날 야당에서는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현실성을 종합적으로 파고들었다. 광주 군 공항 이전 과정에서 충주·서산·예천 등에 전력을 임시 분산배치하는 방안부터 반도체 산단의 전력·용수 공급 문제까지 한데 묶었다. 이 의원은 "주민들과 협의 없는 배치 계획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한빛원전의 연간 전기 생산량이 4만5000GWh(기가와트시)인데 반도체 필요전력은 5만2430GWh"라며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기준 피크 기여도는 태양광 14.3%, 풍력 2.4%로 피크 시간대 실제 생산 전력이 태양광과 풍력을 합해도 1GW가 안된다. 용수와 관련해서는 가뭄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여당에서는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같은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신 의원은 "호남에서 생산해 밖으로 내보내는 전력량이 (지역 내에서) 소비한 양보다 2배 가까이 많다"며 "영산·섬진강 물은 대부분 농업용수 등으로 사용돼 왔다. 물이 부족한 게 아니라 산업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라고 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다행히 최근 신한울 3·4호기가 있고 동해안 전력도 있어서 그런 전력을 상호 융통해서 해결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12차 전기본 수립 지연과 원전 공론화의 필요성을 집요하게 따졌다. 김 의원은 "전기본이 원전 공론화를 이유로 12월까지 3개월 더 밀렸다"며 "(장관은) 9월 국무회의에서는 '원전 몇 개 짓는 것은 공론화 영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원전 반대 단체의 눈치를 보거나 장관이 원전을 별로 안 좋아해서 시간을 끄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장관도 (국회의원으로서) 우리 상임위에서 심사와 동의를 거쳐 확정돼야 한다는 생각에 우리 당 의원들과 관련 법안을 함께 발의하지 않았나"라며 "해당 법안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이같은 취지를 살려 상임위에서 전기본을 상의하는 절차를 밟을 수 있게끔 해달라"고 했다.
박지혜 민주당 의원은 12차 전기본 수요 전망의 '데이터센터 허수'를 파고들었다. 반도체 팹과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가 사실상 함께 반영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과대 계상될 경우 송전망 투자까지 불필요하게 늘어날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숫자를 앞세워 정부 정책이 실제 효과를 내고 있는지를 점검했다. 정부가 태양광 발전 확대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발전단가를 낮추려면 패널 가격뿐 아니라 설치·인허가비 등 전체 사업비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규모 사업의 공동 발주와 전문성을 갖춘 기업의 시공 등 비용을 낮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박정 민주당 의원과 윤재옥·나경원·김형동 국민의힘 의원도 특유의 전문성과 정치 경험을 살린 질의로 국정감사를 끌어갔다. 신정훈·최기상 민주당 의원과 이철규·박수민·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역시 전력망과 원전, 에너지 빈곤, 인사 등 현안을 놓고 정부의 정책 방향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과 정혜경 진보당 의원도 송전망과 데이터센터 등 각 당이 강조해 온 에너지 현안을 질의에 담았다.
김정호 환노위원장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회의를 이끌었다. 여야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원전, 전기본을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지만 질의가 장시간 정쟁으로 흐르거나 회의가 파행하는 상황은 피했다. 이날 환노위 국감은 에너지 전환이라는 큰 담론보다 전력·용수·비용·수요예측처럼 정책이 실제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따져 묻는 데 무게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