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에서 추진된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사업을 둘러싸고 정책 결정 과정의 졸속 추진과 검정 업무의 법적 근거 미비, 교과서협회와의 유착 의혹 등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강경숙 의원은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AIDT 사업 추진 과정과 관련해 이주호 전 교육부 장관 재임 당시 정책 결정 과정과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검정 업무 참여, 한국교과서협회를 둘러싼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백 의원은 AIDT 발행사들이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각각 1220억원과 1040억원 규모의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한 점을 짚었다. 백 의원은 "2028년에는 구독료만 1년에 1조원이 넘게 드는 사업이었다"며 "충분한 의견 수렴이나 시범 운영 없이 추진됐고 국정감사 당시 평균 활용률은 8.1%, 지금은 5%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감사 결과를 근거로 이 전 장관이 취임 직후 AIDT 조기 도입을 지시하고 매주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고 주장했다. 백 의원은 "2023년 개발, 2024년 시범운영, 2025년 전면 도입이라는 일정이 사실상 미리 정해진 채 추진된 것 아니냐"고 했다.
AIDT 검정 과정에서 KERIS가 법적 근거 없이 업무에 참여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백 의원은 법정 검정기관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한국과학창의재단인데도 KERIS가 기술심사위원 후보군 모집과 자격 확인, 추천 명단 작성 등에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5년 3월 시행령에 AIDT 심사 과정에서 KERIS와 협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넣은 것은 사후적으로 법적 근거를 보완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이에 대해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다"는 취지로 답하면서도 "법적 근거가 불명확했다고 해서 곧바로 위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백 의원은 이 전 장관의 지시 경위와 KERIS의 검정 참여 과정 등에 대한 추가 조사와 법률 검토를 요구했다.
강경숙 의원은 AIDT 도입 당시 교육부 책임교육정책관을 지낸 현 교원소청심사위원장을 둘러싼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한국교과서협회의 법률자문료 7억7000만원과 관련한 수사 의뢰 방침이 번복된 과정과 협회 정관 변경 승인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주호 전 장관이 수사 의뢰를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뒤 방침이 철회된 것 아니냐"고 따졌고, 협회에 유리한 정관 변경에 실무진이 부정적인 의견을 냈는데도 승인이 이뤄진 과정도 문제 삼았다. 또 해당 간부가 책임교육정책관에 임명된 뒤 약 5개월 만에 고위공무원단 나급에서 가급으로 승진한 점을 들어 "이 인사 과정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 장관은 관련 사안에 대해 "수사 개시 통보를 받았고 교육부가 중징계를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한국교과서협회와 당시 교육부 관계자들 사이의 관계 등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