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끝나자마자 장외투쟁에 돌입한다. 국정감사부터 이어진 강행군에도 대여투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총력 투쟁으로 최근의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는 한편 중도층으로 지지 기반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종료되는 대로 국회 본관 앞에서 규탄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7일 오후 3시에는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고, 9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10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의원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후에도 1인 시위 등을 이어가며 정부·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조작기소 특검법 강행 처리를 대여투쟁의 기회로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이 다수 포함된 만큼 이를 고리로 여당의 입법 독주를 부각하고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포석이다.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는 데다 수사 대상도 조작기소 의혹에 한정돼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민주당이 특검의 공소취소 권한을 삭제했지만, 결국 공소취소가 특검 추진의 궁극적인 목적이라는 주장도 이어가고 있다.
당 지도부의 메시지도 공격적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허위사실 공표를 허위사실 공표죄로 기소하고, 위증교사를 위증교사죄로 기소하고, 배임을 배임죄로 기소한 것이 어떻게 조작 기소냐"며 "정당한 기소를 조작 기소라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사실을 왜곡하고 국민을 호도하는 진실 조작"이라고 비판했다.
문제는 투쟁의 지속 가능성이다. 국민의힘 의원들과 보좌진은 국정감사부터 쉴 새 없이 일정을 소화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장외투쟁까지 이어지면 당 내부의 피로감이 커지고 이탈 인원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와 각종 쟁점 법안 처리를 추가로 추진할 경우 국민의힘은 연말까지 필리버스터와 장외집회를 병행해야 한다. 투쟁 강도뿐 아니라 장기전에 대비한 체력 안배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지도부는 지금 대여투쟁의 수위를 높여야 당의 지지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세가 회복되는 흐름을 보이는 만큼 상승세를 이어갈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쟁점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제1야당의 존재감을 부각할 적기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
장동혁 대표 개인에게도 대여 강경 투쟁은 정치적 과제와 맞물려 있다. 당내 주도권을 유지하고 리더십을 공고히 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국민의힘 의원들과 접촉을 늘리며 세력 확장에 나섰고,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독자적인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내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범보수 진영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장 대표 역시 대여투쟁을 통해 당 대표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각종 쟁점 법안에 미래대응기금 등 예산까지 걸려 있는 만큼 연말까지는 여야 극한 대치가 이어질 것"이라며 "대여쟁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중도층도 피로감을 느낄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선을 지키면서 대여투쟁을 이어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