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자사와제일모직사이 합병에 반대하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와의 법정 다툼에서 1심에 이어 항고심에서도 이겼다. 법원은 두 회사의 합병이 불합리한 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민사40부(수석부장판사 이태종)는 엘리엇이 제기한 주주총회 결의금지와 자사주 매각 금지 및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항고를 16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비율(1:0.35)이 현행법에 따라 산정됐고, 합병을 결정한 경영판단이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인정했다.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에 따라 합병 비율을 산정한 만큼 적법한 판단이었다고 판단한 것.
엘리엇 측은 "삼성물산 주가가 저평가돼 있고 제일모직 주가는 고평가돼 있다"며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장회사의 경우 공개 시장에서 여러 투자자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자유로운 거래를 한 결과 주가가 형성된다"고 판단했다.
삼성물산이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자사주 899만주(5.76%)를KCC에 넘긴 행위도 정당한 결정으로 인정됐다. 합병에 반대하는 일부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 하더라도 주식을 넘긴 행위가 회사나 주주의 이익을 해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은 또 합병이 경영상 불합리한 판단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내놨다.
재판부는 "삼성물산의 1분기 영업이익이 연결재무제표 기준 48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57.7% 감소했다"며 "건설·상사 분야 성장세가 침체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레저·패션·식음료·바이오 분야에 강점을 가진 제일모직과 합병을 추진하는 판단이 불합리하다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병이 공시된 직후 삼성물산 주가가 상당히 상승하는 등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며 "합병이 삼성물산과 그 주주에게 손해만 주고, 제일모직과 그 주주에게는 이익을 주는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엘리엇은 지난달 9일 두 회사의 합병안이 공정하지 않고 주주에게 손해를 입힌다며 주주총회를 막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냈다. 아울러 삼성물산이 KCC에 주식을 넘긴 행위가 주주 일반이 아닌 특정 주주의 이익만 고려한 판단이라며 KCC가 확보한 지분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해달라고도 요청했다.
그러나 앞서 1심은 합병 비율이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를 바탕으로 적법하게 결정됐고 KCC에 지분을 넘긴 행위가 주주 일반의 이익을 해친다고 보기 어렵다며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