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다니는 '어금니 아빠' "들어갈게요" 한마디만

방윤영 기자
2017.10.10 11:12

경찰서에 휠체어 없이 걸어 들어가 3차 조사…딸도 병원서 조사받을듯

중학생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모씨(35)가 10일 오전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랑경찰서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 여중생 사망 사건 피의자 이모씨(35)가 10일 오전 3차 경찰 조사를 받으러 출석했다.

이씨는 이날 오전 10시26분 서울 중랑경찰서에 도착해 취재진과 만나 "살해 혐의 인정하나", "피해 학생 왜 불렀나", "피해자와 단 둘이 있었던 것 맞나" 등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취재진이 "한마디만 해달라"고 재차 묻자 "들어갈게요"라며 짧게 답했다.

이씨는 이날 휠체어 없이 스스로 걸어서 경찰서로 이동했다. 전날 오후 경찰에 출석할 때까지는 줄곧 휠체어에 타고 있다가 당일 조사를 받고 돌아갈 때부터 걸어서 나갔다.

이씨는 전날까지 살인 혐의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혐의에 대해 여러 가지를 물었으나 이씨가 횡설수설해 조사에 진척이 없었다고 밝혔다. 숨진 여중생 A양(14)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끈으로 목을 조른 타살 정황이 나온 만큼 경찰은 살인 혐의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살인 등 범죄 혐의에 대해 횡설수설해 조사가 불가능했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과 증거 등) 감정 결과를 토대로 범행 방법·동기를 추가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친구인 A(14)양 사체를 함께 유기한 정황이 있어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 이씨의 딸(14)은 이날도 병원에서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경찰은 이양 건강 상태를 지켜보다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날 의식이 돌아온 이양은 병원에서 1시간가량 조사를 받았으나 별다른 진술을 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말이 어눌하고 피곤한 기색이었다"며 "쉬고 싶다는 식으로 얘기해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양은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8일까지 의식이 없었다.

경찰은 범행 장소로 추정되는 이씨의 서울 중랑구 자택에서 비닐 끈, 드링크병, 라텍스장갑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상태다. 이씨 휴대폰과 태블릿PC 등에 대해 디지털포렌식(사용내역 분석) 작업도 의뢰해 감식 중이다.

연이은 경찰 조사로 살해 혐의 인정 여부, 범행 동기 등 여러 가지 의문점들이 해소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씨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딸과 초등학교 동창인 A양을 서울 중랑구 자택에서 살해한 뒤 강원도 영월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이달 3일부터는 은신처인 서울 도봉구 한 주택에서 지내다가 5일 경찰에 검거됐다. 검거 당시 이씨 부녀는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이씨는 딸과 함께 유서형식의 동영상을 남겨 피해자의 죽음이 '사고'였다고 주장했다. 영상은 정황상 피해 학생의 시신을 유기한 뒤 딸과 동반자살을 시도하기 전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어금니 아빠'라는 별칭으로 대중에 알려졌다. 얼굴 뼈가 계속 자라는 희소병 '거대 백악종'을 앓는 딸 치료비를 모금했는데 이때 사용한 별칭이다. 이씨 역시 같은 병을 앓다 치아 중 어금니밖에 남지 않아 이 같은 별명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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