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66)에 대해 6일 1심 재판부는 18개 혐의 중 16개에 '유죄'를 선고했다. 삼성그룹의 승마지원 등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는 유죄였고, 미르·K스포츠재단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관련 제3자 뇌물 혐의는 무죄였다. 앞서 1·2심 선고를 받은 최순실씨 등 공범들과 같은 결과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으로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적용받은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뇌물수수(5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11건) △강요미수 △공무상 비밀누설 등이다.
미르·K스포츠재단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관련 뇌물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온 건 제3자 뇌물 혐의의 유죄 입증에 필요한 '부정한 청탁'의 존재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16개 혐의는 일부 유죄를 포함해 모두 유죄였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의 핵심 공범인 최씨가 지난 2월 1심 선고에서 혐의 대부분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20년에 처해질 때부터 이미 예견됐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1심 재판부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로 같았다.
재판부는 △삼성이 최씨 딸 정유라씨에 대해 72억9000여만원의 승마지원을 한 것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로 출연한 것 △최씨가 SK그룹에 현안 해결을 내걸고 89억원의 뇌물을 요구한 것 등 3가지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며 박 전 대통령과 최씨를 공범 관계로 적시했다.
또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모금 과정에서 대기업들을 압박해 출연금을 받은 것 △현대자동차그룹이 최씨 측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한 것 △포스코·KT·GKL 등이 스포츠팀을 창단해 최씨 측 회사에 운영을 맡기도록 한 것 △광고업체 포레카 지분 강탈을 시도한 것 등 혐의에 대해서도 최씨가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이밖에도 박 전 대통령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하여금 정부에 비판적 성향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블랙리스트'(지원배제 명단)로 관리하며 각종 불이익을 가하도록 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통해 이미경 CJ 부회장의 퇴진을 강요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에서도 유죄가 인정됐다.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이었던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청와대 기밀문서를 최씨에 건네주도록 했다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역시 유죄로 판단됐다. 정 전 비서관의 2심 재판부도 "정 전 비서관이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