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법관대표회의가 상설화된 후 처음으로 회의를 열고 최기상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49·사법연수원 25기)를 의장으로, 최한돈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53·28기)를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9일 오전 10시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전국 각급 법원 소속 119명의 판사들 가운데 과반수인 114명이 출석한 가운데 제1차 회의를 열고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했다. 투표 결과, 재적 과반수의 찬성으로 최기상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가 의장으로, 최한돈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부의장으로 당선됐다. 이 가운데 최기상 부장판사는 진보 법관들의 연구모임이었던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부의장을 맡게 된 최한돈 부장판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며 항의성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임시의장인 이성복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대신해 앞으로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이끌게 된다. 의장과 부의장의 임기는 선출된 때부터 다음 정기인사일까지다. 1회에 한해 연임이 가능하다.
의장 후보로는 당선된 최 부장판사, 김태규 울산지법 부장판사가 출마했었고, 부의장으로는 역시 당선된 최 부장판사 외에 조한창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회의 현장에서 추가로 박인식 서울남부지방법원 부장판사도 후보로 출마했었다.
법관대표회의의 오후 회의는 1시반부터 시작돼 주요 현안 보고부터 이뤄질 예정이며 끝나는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규칙에 따르면 법관대표회의는 사법행정 및 법관독립에 관한 사항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거나 건의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사법행정 담당자에 대해 자료제출 등의 협조를 요청할 수 있고, 사법행정 담당자를 회의에 출석시켜 현안을 청취할 수 있다.
한편 이번 회의 안건으로는 △법관전보인사제도 개선 △좋은 재판과 법관전보인사·지역법관제도 △배석판사 보임기준 및 지방법원 재판부 구성방법에 관한 안건 △법관해임제 개헌안 반대 의견 표명 △정부 개헌안과 관련한 전국법관대표회의 입장 발표 △사법발전위원회 규칙·운영 등에 관한 법관대표회의 입장 전달 등이 있다. 사법부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특별조사단 활동에 대한 설명 △현재 조사 중인 컴퓨터 저장매체들의 조사 이후 처리에 대한 설명 △확보된 컴퓨터 저장매체의 보존 등도 안건으로 정했다.
법관대표회의가 자질이 부족한 판사를 해임할 수 있도록 한 정부 개헌안에 대한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관심이다. 헌법 제106조는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않고서는 파면되지 않고, 징계 처분에 의하지 않고는 정직·감봉 기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개헌안에는 법관의 징계 처분에 해임을 포함하고 있어 재판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상태다.
앞서 이날 오전 김명수 대법원장은 각급 법원의 대표 판사들에게 “사법행정의 실질적인 동반자가 돼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대법원장이 전국법관대표회의 현장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