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블리]윤석열 '기수파괴' 인사에 우는 검사 vs 웃는 검사

최민경 기자
2019.06.22 06:00

[the L]33기 이하 평검사들, 승진 기대에 들떠…고참 부장검사들, "옷벗을날 얼마 남지 않았다" 우려도

검블리 / 사진=이지혜기자

"이번 소식 듣고 33기 이하는 굉장히 신나있죠. 검찰 인사적체 때문에 부장 달 수 있을지 염려했는데 다음 인사 때부터 부장으로 승진할 수 있으니까. 반면 높은 기수인 부장들은 옷 벗을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농담 섞인 우려도 하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되자 검찰 기수별로 반응이 갈린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옷을 벗어야 하는 윗 기수는 침울하지만 아래 기수는 승진을 기대하며 반기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검찰총장 기수가 역전될 경우 선배 기수가 옷을 벗는 게 관행처럼 여겨져 왔다. 연수원 23기인 윤 지검장이 검찰총장이 될 경우 그 윗 기수인 18기부터 22기까지 총 26명이 검찰을 떠나게 된다.

윤 지검장의 총장 후보 지목 전에 법조계에선 올해 인사 때 26기까지 검사장으로 승진할 거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윤 지검장의 후보 지목으로 27기까지 검사장으로, 29기까지 차장검사로 승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지역의 한 부장검사는 "10년 전 기준으로 따지면 현재 35기가 부장검사로 승진했어야 하는데 실상 부부장검사도 되지 못했다"며 "검찰 인사적체가 심한 편이라 부부장검사급인 33기 이하에선 윤 지검장의 총장 지명을 내심 반가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윤 지검장의 총장 지명이 마냥 반가운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차장검사로 승진하지 못한 28기 부장검사들 사이에선 "이제 옷 벗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우려 섞인 농담도 나오고 있다.

특히 졸지에 검찰을 떠나야 하는 윤 지검장의 윗 기수는 고민이 많다. 이전에는 검찰에서 변호사를 하기 위해 조기퇴직하는 경우도 많았으나 최근엔 변호사 업계가 불황이라는 판단에 정년퇴임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변호사 업계에서도 예전만큼 전관 출신을 선호하지 않는다. 전관이 재직 시절 인맥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갓 옷을 벗고 나온 사람이 유리한데 법적으로 연 매출 100억 원 이상인 대형 로펌은 퇴직 후 3년이 지나야 검사장 이상 검찰 간부 영입이 가능하다. 신망이 두텁거나 유명인사가 아닌 이상 사임한 지 3년 지난 전관을 데려가는 대형 로펌은 없다는 이야기다.

또 로펌에서 전관을 영입할 경우 실적과 무관하게 2년 간 높은 급여를 보장하는 것이 관행인데 전관 출신이 벌어들인 수익보다 나가는 급여가 많아 '손해'라는 인식도 팽배하다.

한 대형로펌 관계자는 "전관 출신이라서 메리트가 있을 거라는 기대는 환상"이라며 "전관 영입으로 얻는 수익보다 나가는 비용이 커서 영입 열기가 전만 못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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