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가 검사 되고나서 특수부 등에서 주로 근무했는데 25년 검찰에 있는 동안 여성 검사들과 함께 근무했던 경우 많지 않죠?"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가 한창 진행 중인 8일 오후 11시. '여'검사 출신인 국회 법제사법위원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던진 질문이다. 2018년 법무부 실태 전수조사에 따르면 여성 검사 85%가 근무평정·업무배치·부서배치 등에 불리하다고 대답했다. 사법연수원 29기 검사 출신인 백 의원 본인의 경험에 근거한 질문이기도 했다.
특히 검찰에서는 특수부 등 인지부서에 여성 검사를 배치하지 않고 경찰 송치 사건을 처리하는 형사부나 재판을 준비하는 공판부에만 배치하는 관행이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백 의원은 '특수통'으로 통하는 윤 후보자가 여성 검사와 근무한 경험이 적고 이에 따라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인식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이 같은 질문을 던진 것이다.
이전 검찰총장 후보 청문회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후보자의 '성인지 감수성'을 묻는 말에 윤 후보는 당황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여성 검사들이 차별받지 않는 인사를 할 생각 없냐"는 백 의원의 질문에 "그렇게 안 할 수 없다"고 답했다. "남성 위주 문화도 바꿀 수 있냐"는 질문엔 "지난번 인사 때도 중앙지검 인지부서에 여검사들 배치했다"고 강조했다.
과연 윤 후보자의 '성인지 감수성'은 어떨까. 윤 후보는 2017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하자마자 이른바 '금녀의 부서'였던 특수부에 여성 검사를 배치하도록 했다. 이전까지는 특수1~4부 통틀어 여성 검사가 단 한명 뿐이었지만 윤 후보자는 각 부서마다 무조건 한명씩 여성 검사를 넣어 총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여검사'는 총 네 명으로 늘게 됐다.
서울중앙지검장 바로 아래 차장검사에 여성이 임명된 것도 윤 후보자 때 처음 일어난 일이다. 이노공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사법연수원 26기)가 그 주인공이다. 당초 서울중앙지검에는 1~3차장검사까지만 있었지만 윤 후보자는 4차장검사 자리를 새로 만들어 여기에 여성 검사를 임명하도록 강력하게 밀어붙였다는 후문이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여성 검사는 "차장검사와 부장검사 인사까진 법무부에서 관할하지만 평검사 인사는 지검장에게 최종결정 권한이 있다"며 "실제로 윤 후보가 지검장으로 부임하고 나서 여성검사를 많이 차출해 중용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성비가 7:3인데 특수부 인원 10명 중 1명꼴로 여성 검사를 배치했다고 좋아할 시대가 아니다"라는 반응도 존재한다. 꼭 윤 후보의 '성인지 감수성'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여성 검사 비율이 높아진 뒤부턴 특수부에도 여성 검사를 배치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얘기다.
청문회에 쟁점으로 나오는 사안들은 시대적 요구나 국민적 관심사인 경우가 많다. 검찰총장의 '성인지 감수성'도 중요해진 시대라는 뜻이다. '윤 총장 시대' 이후 '특수통=남성'이라는 인식이 깨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