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최현만 기자 = 6일 오후 3시30분쯤, 강남구 역삼동 소재 5성급 A호텔 안. 1층 회전문을 통과하자 열 감지 가메라가 작동하고 있었다. 양초와 생화 등으로 꾸민 장식물 아래 황금빛 조명이 쏟아졌으나 적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검은색 마스크 등을 착용한 젊은 고객 3~4명이 로비를 지나고 있었다. 이 호텔 '명소'인 1층 고급 레스토랑은 아예 문을 닫아 버렸다. 레스토랑 입구를 가로막은 장식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예방수칙'을 소개하는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신종 코로나 19번째 확진자가 지난 1일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호텔이다. 그는 이 호텔에서 지인과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호텔 인근 시민 대부분 "할 말 없다"며 인터뷰 요청을 거부했다.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어떻게 불안하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언론이 자극적으로 보도한다"거나 "언론이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언론을 호도하는 것 같다"는 지적도 쏟아냈다.
19번째 확진자는 36세 남성으로 송파구 유명 대단위 아파트 단지에 거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지난달 18~23일 17번째 확진자와 같은 행사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했다가 귀국했다. 이후 행사 참석자였던 말레이시아인이 확진 통보를 받자 관할 보건소로 연락하고서 4일부터 자가 격리에 돌입했다.
그는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 첫 확진자이기도 하다. 그가 살고 있는 헬리오시티는 9510세대가 사는 데다 일대에 주거지가 밀집돼 불안감이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9번째 확진자의 거주지로부터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곳에 자리 잡은 한 대기업은 이날 내부 시설을 대대적으로 방역했다.
아이 키우는 젊은 부부들은 애를 태우고 있다. 송파구 지역 학부모 등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확진자 이동 경로 '공지글'이 떴다. 19번째 확진자 아파트 단지에 위치한 초등학교 2곳은 휴업을 단행했다.
초등학생 딸과 유치원생 아들을 둔 송파구 주민 B씨(42)는 "'송파구 주민 확진자' 소식을 듣고서 가슴이 출렁였다"며 "특히 아내가 아주 불안해하는데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도 되는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A씨는 "전염될까봐 아파트 승강기 버튼 누르기조차 꺼려진다"고도 했다.
이날 오전만 해도 송파구 시민 상당수는 '19번째 확진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 송파구 가락몰 인근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택배 상자를 운반하는 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뒤늦게 해당 사실을 파악하고서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확진자와 같은 건물에 사는 주민 이모씨(75)는 "큰일 났다. 걱정이 안 될 수 없다"며 "그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당황했다. 이씨처럼 편안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운동하는 이들이 보였으나 아파트 주변은 오전이라 그런지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였다.
송파구 가락몰 앞에서 앞치마를 두른 채 휴식을 취하던 30대 남성은 "무서워도 일을 안 할 수 없고 어쩌겠느냐"며 "마스크를 쓰고 손을 꼼꼼히, 더 자주 씻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시민들은 "지나친 공포와 과장은 경계해야 한다"고 선을 긋거나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피로감도 호소했다.
송파구 지역 기업을 다니는 최모씨(44)는 "손소독제·세정제·마스크' 등 예방수칙을 앞으로 철저히 지킬 것"이라면서도 "필요 이상의 공포감이나 과장된 불안감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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