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의 한 골프장에서 민간인 여성이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탄두가 발견됐다. 군과 경찰은 당시 인근 군부대의 사격 훈련 과정에서 탄두가 날아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사고가 오발 사고일 경우 보통 직접 조준사격, 유탄, 도비탄 등 3가지 가능성을 토대로 수사가 진행된다.
24일 육군과 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4시40분쯤 담양군 한 골프장에서 민간 여성 A씨가 머리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외상을 입고 쓰러졌다.
응급 수술을 받던 중 A씨의 머리에서 5.56㎜ 소총탄 탄두가 발견됐다. A씨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며,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A씨가 쓰러질 당시 인근 군 부대 사격장에서 사격 훈련이 있었다. 군부대 사격훈련장과 골프장 거리가 1700m(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K2소총 등의 최대 사거리는 2650m 정도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머리에서 발견된 탄두를 분석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유탄·도비탄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A씨의 머리에서 나온 탄두와 인근 군 부대 사격장에서 사용한 탄두와 일치한다면, 이는 군 부대의 오발 사고인 것이다. 사격 훈련 관련 사고가 발생하면 대개 직접 조준사격, 유탄, 도비탄 등 3가지 가능성을 토대로 수사가 진행된다.
유탄은 조준한 곳에 맞지 않고 빗나간 탄을 의미한다. 탄두가 매끈해 뭔가에 부딪힌 흔적이 없고 이물질도 묻어있지 않은 경우 유탄일 가능성이 크다.
도비탄은 총에서 발사된 탄이 돌 등의 딱딱한 물체에 부딪혀 튕겨난 것을 가리킨다. 사격 전문가가 아닌 일반 장병들이 미숙하게 사격을 하거나 조준을 하는데 쓰이는 가늠쇠, 가늠자 등이 안 맞을 경우 도비탄이 발생할 수 있다.
총기사고에서 이 같은 원인 규명이 중요한 이유는 군 부대의 책임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직접 조준사격·유탄과 달리 도비탄의 경우 훈련 과정에 큰 문제가 없었으며 사고가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다고 해석이 가능하다.
도비탄에 맞은 것으로 추정됐던 사망 사고가 결국 유탄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사례도 있다. 앞서 2017년 9월 강원 철원의 6사단 소속 이모 상병이 인근 군부대 사격장에서 발사된 총알을 맞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군 부대가 책임을 회피하려고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 '도비탄 사고'가 발생한 경우도 있다.
2016년 11월 육군 제31보병사단의 한 군부대가 전남 장성군에서 사격 훈련을 실시하는 도중 구경 12.7㎜ 탄환 1발이 2.8㎞ 떨어진 공장의 사무실로 떨어진 사고가 있었다. 당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군 당국은 발사된 탄환이 과녁을 맞춘 뒤 잘못 튀어 공장까지 날아간 것으로 추정했다.
2014년 2월에도 일산 동구 식사동 자동차재활용센터 신축공사장에서 일하던 김모씨(57)가 총상을 입었다. 육군 모 부대는 사고지점에서 1.3㎞ 떨어진 사리현동 실거리 사격장에서 K2 소총 사격훈련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사고를 당한 김씨는 "잠시 쉬는 도중 다리가 따끔해 살펴보니 옷에 구멍이 뚫리고 피가 나고 있었다"며 "총알이 박힌 것도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은 뒤에야 알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