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남 조현수와 공모해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은해는 검거 직전까지 자신의 아버지와 연락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일반적인 전화 통화가 아닌, 카카오톡의 음성채팅 기능(보이스톡)을 활용해 수사망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음성 채팅 정보를 서버에 보관하지 않는 보이스톡의 보안성 때문이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은해는 경기 고양의 한 오피스텔에서 검거되던 지난 16일 자신의 아버지에게 오피스텔 위치를 알려줄 때 텔레그램 메신저와 함께 카카오톡 보이스톡을 사용해 통화했다.
일반적으로 도주중인 피의자의 경우 전화 통화를 하면 수사기관에 추적 단서를 남기게 된다. 휴대폰에 대한 통신정보를 입수하면 단말기가 사용된 시간, 연결된 기지국의 위치 등이 파악된다. 감청 영장을 확보하면 실시간 통화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이은해는 다른 사람의 명의로 개통된 대포폰을 이용해 1차적인 추적을 피했다. 다만 대포폰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아버지나 다른 지인들과 일반적인 통화를 할 경우 수사기관은 이를 통해 대포폰의 번호를 확보하고, 이은해의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이은해는 이를 피하기 위해 카카오톡 보이스톡을 활용했다. 카카오톡 문자 채팅은 암호화된 형태로 텍스트를 서버에 저장한 뒤 상대방에게 전달한다. 반면 음성채팅은 데이터 자체를 서버에 저장하거나 백업하는 과정이 전혀 없다. '종단간 암호화'라는 기술이 적용돼 실시간 감청도 불가능하다.
카카오톡 서버에 남는 것은 대포폰의 번호, 카카오톡 가입정보 등의 통신자료다. 이 역시 카카오는 정부의 통신자료 요청이 강제적 의무가 아니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현재 통신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카카오톡 보이스톡으로 통화할 경우, 수사기관이 영장을 받는다 해도 확보할 수 있는 정보는 통화 시작시간과 종료시간 등 밖에 남지 않는다.
사실상 카카오톡 보이스톡을 활용하면 은신 위치, 대포폰의 명의자 및 통화 내용 등을 수사기관이 파악하는 게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다. 수사당국은 이러한 요소들 때문에 이은해와 조현수가 은신한 오피스텔의 건물명만 확보한 채 구체적인 호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