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거지에 금목걸이 차고 조문…웃음 가득한 구조대원 장례식, 왜?

전형주 기자
2025.01.15 10:17
설악산에서 인명 구조를 하다 순직한 고(故) 이영도(32) 산림청 공중진화대원의 장례식이 이벤트처럼 치러졌다. 일부 조문객은 고인과 추억을 회상하며 웃고 떠들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설악산에서 인명 구조를 하다 순직한 고(故) 이영도(32) 산림청 공중진화대원의 장례식이 이벤트처럼 치러졌다. 일부 조문객은 고인과 추억을 회상하며 웃고 장난을 쳤다.

15일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대원의 장례식장에서 촬영된 영상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영상에 따르면 장례식장엔 웃음이 가득했다. 한 친구는 선글라스에 벙거지, 금목걸이를 착용한 채 조문했고, 친구 십수명이 고인의 영정 사진을 배경으로 활짝 웃으며 단체 사진을 찍기도 했다. 친구 대부분 눈이 퉁퉁 부어 있었지만, 표정만큼은 밝아 보였다. 일부는 흘러나오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면서 애써 웃어보였다.

영상을 촬영한 고인의 친구 A씨는 SNS(소셜미디어)에 "영도야 아직도 네 생각만 하면 눈물보단 웃음이 먼저 나온다. 그만큼 네가 내게 행복을 준 친구였나봐"라며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너와 함께였던 것 같다. 뭔 말만 하면 서로 눈물날 때까지 숨도 안 쉬어질 만큼 웃었던 기억이 한바가지"라고 추억했다.

설악산에서 낙상 환자 구조 뒤 헬기에 오르다 상공에서 떨어져 숨진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고(故) 이영도 공중진화대원의 영결식이 6일 오전 강원 태백고원체육관에서 엄수되고 있다. /사진=뉴스1

그는 "처음 네 소식을 들었을 때 진짜 말도 안 되게 슬프고 힘들었다. 그런데 문득 농담삼아 네가 했던 말을 떠올렸는데 슬픔도 잠시, 분위기가 거의 개그콘서트 수준이었다. 우린 네가 그걸 바랄 걸 알기에 더 웃었다"고 했다.

이어 "그래도 무게 지킬 때는 지켰다. 너니까, 너라서 더 그렇게 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뭉개지는 바보 같은 목소리도, 네 성대모사도, 게임 언제 들어오냐는 네 재촉도 못 듣지만 그만 슬퍼하겠다. 너와 함께했던 순간들 떠올리며 웃겠다. 부디 편안한 곳에서 마음껏 뛰어다녀라. 우리 또 만나도 친구하자. 사랑한다"고 추모했다.

A씨의 글에는 추모 댓글이 수백개 달렸다. 고인의 산림청 후배라는 네티즌은 "항상 배울 것도 많고 좋은 선배님이었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이렇게 좋은 친구분들께서 좋은 곳 보내드려 보기 좋다. 감사하다"고 했다.

이 대원은 3일 오후 1시8분쯤 강원도 인제 설악산에서 낙상 환자를 구조하다 헬기에서 추락해 숨졌다. 이 대원은 순직 처리됐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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