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발생한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과 무관한 사람을 포함해 가해자들 신상정보를 공개한 유튜버 '전투토끼'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30일 창원지법 형사3-1부(부장판사 오택원)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유튜브 채널 '전투토끼' 운영자 A씨(30대)에 대한 항소심에서 A씨와 검찰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공무원 신분으로 개인정보를 빼돌려 A씨에게 전달하는 등 범행을 도운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아내 B씨(30대)에게도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7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B씨로부터 빼돌린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 신상을 무단 공개하고, 일부 피해자에게는 사과 영상을 보내지 않으면 가족 신상을 공개할 것이라고 협박·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충북 한 군청 공무원 B씨는 해당 사건 관련 가해자 등 수십명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등 개인정보를 불법 조회한 뒤 남편 A씨에게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인터넷상 떠도는 정보를 근거로 가해자를 특정, 이들을 중대 범죄자로 기정사실로 해 사적 제재를 가하는 것은 법치 근간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이 사건 피해자 중 상당수는 밀양 성폭행 사건과 무관함에도 신상이 공개돼 사회·경제적으로 매장됐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보고 검찰과 피고인들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 지역 남자 고등학생 44명이 1년간 여자 중학생 1명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성폭행에 직접 가담한 일부 가해자들을 기소했고, 나머지는 소년부에 송치하거나 풀어줬다. 기소된 이들도 보호관찰 처분 등을 받으면서 44명 중 한 명도 전과 기록이 남지 않았다. 피해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일용직을 전전하며 지내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