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됐으면" "건강이 최고" 강추위 뚫고 새해 소원...봉은사 '북적'

김지현 기자, 김미루 기자
2026.01.02 15:17
2일 오전 9시20분쯤 서울 강남구 봉은사의 모습. 이른 아침에도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봉은사를 찾았다. /사진=김지현 기자.

"가족들 건강하게, 우리 아들 승진하게 해달라고 빌었어요."

2026년 이틀째인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봉은사.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진 강추위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새해 소원을 빌기 위해 봉은사를 찾은 이들이다.

60대 여성 A씨는 봉은사 입구에 위치한 기념품점에서 구매한 양초를 두 손으로 꼭 쥔 채 봉은사 곳곳에 기도했다. 불교 신자인 A씨는 "양초에 우리 아들이 승진하게 해달라고 썼다"며 "나도 건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해 여행으로 한국을 찾은 대만인 두육유씨(25)는 패딩 점퍼에 달린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찬바람을 맞아가며 양초와 공양미에 '건강, 재물운'을 적었다.

두씨는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돈을 더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며 "또다시 한국에 와서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인) '스트레이키즈'의 아이엔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가방에는 아이엔의 특징을 따온 인형이 달려있었다.

이날 봉은사에서 눈에 띈 사람들은 두씨처럼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이었다.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온 친구와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이 많았다. 태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6년 차 여행 가이드인 이유미씨(45)는 태국 친구 4명을 한국에 초대했다.

이씨는 "봉은사가 유명해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에서 많이 찾아온다"며 "행복하고 건강하게, 친구들이 안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씨와 그의 친구들은 미륵대불 앞에서 사진을 찍고 대불 주변을 돌며 기도했다.

2일 오전 대만에서 온 두육유씨(25)가 봉은사 기념품점에서 구매한 공양물들. 두씨는 '스트레이키즈' 소속 아이엔 인형과 '아스트로' 휴대폰 케이스 등 아이돌 그룹들의 굿즈를 들고 다닌다. /사진=김지현 기자.
국적·연령·성별은 달라도…소원은 "건강"
2일 오전 봉은사 대웅전 앞 소원벽. 연등에 각자의 소원이 적힌 메모들이 달려있다. /사진=김지현 기자.

봉은사 대웅전 앞 3층 석탑은 소원을 비는 이들로 문전성시였다. 양초와 향초를 피울 수 있는 함부터 공양미와 '12지신' 형태의 초를 둘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되었다. 많은 이들이 초에 불을 켠 탓에 기름이 남아 있는 라이터가 10개 중 1~2개뿐이었다. 석탑 뒤 벽에는 소원이 적힌 연등들이 빼곡하게 있었다.

시민들의 공통된 소원은 '건강'이었다. 봉은사를 7년째 다니는 유모씨(67)도 새해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씨는 "큰아들이 갑작스럽게 수술하게 됐다"며 "부모의 마음인지 아들 건강 때문에 나도 모르게 왔다"고 말했다. 1일에도 온 유씨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굉장히 많이 왔다"며 "타국에서 와서 공양물과 촛불 올리고 소원 비는 게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서울로 친구와 여행을 온 직장인 김상란씨(35)도 건강을 빌었다. 김씨는 "엄마랑 올해도 건강하고 행복하고 무탈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소원 빌었다"며 "어렸을 때는 성공을 원했는데 나이가 점점 들어가니까 건강이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2일 오전 자신과 어머니의 띠인 '양'과 '뱀' 모양의 초에 소원을 비는 김상란씨(35)의 모습. /사진=김지현 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