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석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송치됐지만 경찰이 몰수·추징 보전을 신청할 수 있는 범죄수익은 사실상 '0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의원 사건에서 범죄수익 보전 가능 여부를 검토했지만 법 적용 시점과 범죄수익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보전 신청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이 의원은 1회 100만원을 초과하는 경조사비를 네 차례에 걸쳐 수수한 혐의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지난달 23일 송치됐다.
경찰은 해당 금액이 범죄수익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몰수·추징 보전 신청 가능성을 놓고 내부 검토를 진행했지만 어렵다고 판단했다.
우선 이 의원의 금품 수수 시점은 걸림돌이 됐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2022년 1월 개정을 통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취득한 범죄수익도 몰수나 추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의원이 금품을 받은 시점은 개정법 시행 이전으로 해당 법을 소급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 경찰 판단이다. 범죄수익 보전은 재산권을 제한하는 강제처분에 해당하는 만큼 소급 적용이 허용되지 않는다.
주식 차명 거래와 관련한 혐의 역시 범죄수익 보전 신청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 의원이 급여와 경조사·출판기념회 수익 등으로 투자금을 조달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 몰수·추징 보전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애초 이 의원은 수년간 총 12억원을 종목당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분산 투자했으나 투자금의 90% 넘는 손실을 봐 잔존 이익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본인이 소유한 돈으로 차명 거래한 경우 범죄 행위에서 유래한 재산이 아니기 때문에 범죄수익 몰수나 추징 대상이 아니다"라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관련해서는) 법 개정 이전 시점이어서 환수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3일 이 의원을 금융실명법, 전자금융거래법, 공직자윤리법,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서울남부지검은 이 의원 사건을 금융조사2부에 배당해 수사하고 있다.
이 의원은 현역 의원과 국회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수년간 보좌진 명의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으로 12억원을 투자하고 거래한 혐의를 받는다. 100만원이 넘는 경조사비를 네 차례 받은 혐의도 있다. 공직자로서 3000만원 이상 주식을 보유하고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 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해 8월 이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자진 탈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