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체포 방해' 등 혐의 징역 5년…"죄질 매우 좋지 않아"

이혜수 기자, 오석진 기자,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1.16 17:24

(종합)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법 법정 피고인석에 앉아있다./사진=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영상 갈무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고 비상계엄에 대한 국무위원들의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 등을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윤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8개의 재판 중 가장 먼저 나온 1심 결론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16일 특수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공판을 열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외신에 허위 공보를 한 혐의 △허위공문서를 행사한 혐의 △12·3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소집했으나 도착하지 못한 2명의 국무위원에 대한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 부분은 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혐의는 전부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은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 그럼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전혀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비상계엄 선포) 당시 대통령이었던 피고인으로 인해 훼손된 법치주의를 바로 세울 필요성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 부장판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순간, 윤 전 대통령은 상기된 얼굴로 법대를 향해 세 차례나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퇴정했다. 주문 선고되자 한 차례, 모든 절차가 끝나자 한 차례, 법정 밖으로 빠져나가다가 중간에 서서 또 한 차례 인사했다.

재판부 '체포 방해 유죄·외신 공보는 무죄'…혐의 5가지 유무죄 판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체포 방해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등 혐의 1심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퇴장하며 재판부에 인사하고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법 제공

윤 전 대통령은 '공수처 체포 방해'가 있던 날로부터 378일 만에 해당 혐의에 대해 선고받았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3일 대통령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을 집행하도록 했단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범인도피교사)를 받는다.

이외에도 윤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진 혐의는 △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정족수를 채울 목적으로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계엄 해제 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서(서명)한 문서에 의해 계엄이 절차적 요건을 갖추고 이뤄진 것처럼 허위로 사후 계엄 선포문을 만들고 이를 파쇄해 폐기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대통령기록물법 위반·공용서류손상) 등이다.

이 밖에 대통령실 외신 담당 대변인에게 계엄 관련 허위 공보를 하게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계엄 이후 수사를 우려해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과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 등에게 비화폰 통화내역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대통령경호법 위반 교사)도 있다.

공수처 체포 방해 혐의는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대통령경호처직원을 동원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영장 집행을 막게 함으로써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내용이다. 재판부는 이 혐의를 그대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김성훈 전 대통령실 경호처 차장, 이광우 전 대통령실 경호처 경호본부장 등과 공모해 이들의 직권을 남용해 경호처 소속 공무원들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했다. 또한 당시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으로 발부받은 체포영장이 적법했다고도 설명했다.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혐의는 계엄 선포 당시 일부 국무위원만을 소집해 회의에 참석지 못한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이다.

재판부는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와 관련,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소집 통지를 하지 않은 7명의 국무위원의 심의권을 방해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소집통지를 했음에도 대통령실에 도착하지 못해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 2명의 심의권을 침해했단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계엄 선포문 사후작성 및 폐기 혐의는 계엄 해제 후 한덕수 전 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서(서명)한 문서에 의해 계엄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 대통령기록물이자 공용서류인 이를 파쇄·폐기했다는 내용이다.

사후 계엄 선포문을 허위로 작성한 데 대해선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문서는 (계엄 선포 후) 2024년 12월6일 작성돼 같은 달 7일 윤 전 대통령의 서명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2024년 12월3일 작성돼 대통령 및 관계 국무위원의 서명이 이뤄진 것처럼 기재돼 있으므로 그 자체만으로도 허위 공문서에 해당한다"고 했다. 다만 해당 문건을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자신의 사무실 책상 서랍에 보관했을 뿐 외부에 공고 내지 제출하는 등 행위는 하지 않았단 점에서 허위공문서를 '행사'하진 않았다고 판단해 허위작성공문서행사죄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사후 계엄 선포문을 2024년 12월10일 폐기한 데 대해선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죄, 공용서류손상죄가 성립돼 유죄로 판단됐다.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이후 수사를 우려해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과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 등에게 비화폰 통화내역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재판부는 "비화폰 압수가 위법한 증거 수집"이라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에 대해 "비화폰이 군사기밀에 해당함은 분명하나, 현행법은 수사기관의 군사기밀 압수수색 자체를 제한하지 않고 사후 처리 관한 내용만 정할 뿐"이라며 "압수 자체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비화폰을 삭제하고 수사기관이 열어보지 못하게 조치할 것을 지시했는데 이는 내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의 사적 이익을 위해 이뤄진 것"이라며 "수사 공무를 방해하고 경호처 공무원들로 하여금 의무없는 일을 하게 했으므로 이부분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된다"고 했다.

외신 허위공보 혐의는 '헌정질서 파괴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허위 사실이 담긴 PG(프레스 가이던스)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해 외신 대변인으로 하여금 의무없는 일을 하도록 했다는 내용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앞선 공판에서 "외신 대변인은 자신이 대변하는 기관장의 입장을 전하는 것"이라며 "입장에 관해 이야기하면 그걸 받아들이고 아니고는 언론의 몫"이라고 주장해 왔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특검 측은 대통령이 비서관에게 허위 내용을 전달하도록 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주장하나 비서관이 사실에 근거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근거 규정은 없다"며 "(외신 대변인에겐) 특정 사안에 관한 대통령 입장을 가능한 한 신속하게 작성해 전달하는 의무가 있을 뿐, 대통령 입장 중 사실관계 가려내거나 판단하는 권한과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앞서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지난해 12월26일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체포 방해 관련 혐의에 징역 5년 △국무위원의 심의권 침해 및 비화폰 기록 인멸 시도, 허위사실 공보 등 혐의에는 징역 3년 △비상계엄 선포문을 사후에 작성한 혐의에 대해선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즉각 항소 의사를 보였다. 변호인단(김홍일·배보윤·송진호·유정화 변호사)은 이날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당연히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소장은 다음주 중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판결문 분석을 통해 법원의 양형 및 일부 무죄 사유를 정밀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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