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동네서 소문난 20대 끔찍 반전...부모 살해 후 강도 당한 척 [뉴스속오늘]

박효주 기자
2026.02.10 06:00
[편집자주]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09년 12월24일 밤 10시쯤 부모를 살해한 20대 아들 A씨 모습. /사진=뉴시스

2011년 2월10일. 대법원은 공무원인 50대 아버지와 장애를 가진 어머니를 살해한 20대 아들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아들은 법원에서 '심신 미약'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동네에서 효도하는 청년이자 건실한 청년으로 알려진 이 아들은 왜 부모를 살해했을까.

크리스마스이브에 벌어진 비극

아들 A씨 아버지 B씨는 2009년 12월24일 오후 동료 직원들과 회식을 한 뒤 오후 8시쯤 집에 왔다. 그는 다음 날 오전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려고 준비를 하던 중 선천성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에 장애가 있는 아내 C씨와 말다툼을 벌였다.

당일 오후 10시쯤 집에 온 A씨는 어머니 C씨가 울고 있자 "왜 엄마를 힘들게 하느냐. 그만 좀 괴롭혀라"고 아버지 B씨에게 따졌다. 이내 말다툼으로 번졌고 B씨는 "너나 잘해라"라며 여러 차례 뺨을 때렸다.

격분한 A씨는 거실에 있던 골프채와 둔기로 B씨를 때려 살해했다. 이후 A씨는 아버지를 살해한 것을 C씨가 알게 될까 봐 흉기로 주방에 있던 어머니마저 살해했다.

부부는 크리스마스 연휴가 끝난 후에도 출근하지 않는 것을 이상히 여긴 동료 직원에 경찰에 신고하며 범행 나흘 뒤인 같은 해 12월28일 발견됐다.

강도 든 것처럼 꾸민 뒤 도주…태연히 경찰조사 받은 아들
2009년 12월24일 밤 10시 20대 아들 A씨가 부모를 살해한 현장. /사진=SBS 뉴스 갈무리

범행 후 A씨는 영암 인근을 배회하다 "부모가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고 영암으로 내려와 경찰에서 태연하게 유족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광주에 있는 여자 친구 집에서 머물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진술이 오락가락했고 경찰이 추궁하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그는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범행 당시 장롱에 있던 옷을 꺼내놓고 반지, 목걸이 등 시가 500만원 상당 귀금속 30여 점을 빼돌리는 등 강도가 든 것처럼 현장을 꾸며놓기도 했다. 또 범행 당시 입었던 신발과 피 묻은 옷, 수건 등은 집에서 약 4㎞ 떨어진 야산에서 불태웠다.

주변 주민들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청년으로 알았다", "집에서 싸우는 소리 한 번 안 들렸는데", "건실한 청년이었다"며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신미약 주장에…대법원 "해당하지 않아" 징역 20년 확정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측은 "범행 당시 간헐적 폭발성 장애 또는 단기 정신병적 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0년 7월 1심은 "피해자들을 살해한 방법이 너무 잔혹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강도가 든 것처럼 위장하는 등 사후대처 행위가 치밀하고 대담한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인 죄책은 무거워 그에 따른 응분의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양형을 이유로 A씨와 검찰 양측이 항소했지만 2심은 문제가 없다며 모두 기각했다.

A씨 측은 재차 "범행 당시 충동조절장애 중 하나인 간헐적 폭발성 장애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상고했지만 이 역시 기각됐다.

대법원은 "자신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범죄를 저지르는 현상은 정상인에게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 일이라 원칙적으로 충동조절장애와 같은 성격적 결함은 형의 감면사유인 심신미약 상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격적 결함이 매우 심각해 정신병을 가진 사람과 동등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때만 심신장애로 인한 범행으로 봐야 한다"며 "정신감정서에 의하면 변호인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범행 당시 정신병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심신미약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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