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가 휴대전화 개통 절차에 안면인증을 의무화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정책 재검토를 권고했다. 생체인식정보 수집에 따른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우려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인권위는 지난 11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에게 관련 정책을 재검토하고 국민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안면인증은 신분증 사진과 실시간 얼굴 영상을 대조해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과기부는 최근 대포폰을 이용한 금융사기 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알뜰폰 사업자를 대상으로 휴대전화 개통 절차에 안면인증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포폰이 통상 타인의 신분증 도용이나 위·변조 신분증을 이용해 개통된다는 점에서 안면인증을 의무화하면 범죄 차단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과기부 판단이다. 해당 정책은 지난해 12월23일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며 이달 23일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인권위는 정책 도입 시 휴대전화 개통 과정에서 생체인식정보의 수집·이용·보관·파기 등에 관한 법적 근거를 전기통신사업법 등 관계 법령에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령자·장애인·디지털 취약계층 등 생체인식정보 제공이 곤란하거나 동의하지 않는 정보 주체의 선택권이 보장되도록 안면인증 대체 수단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정책 시행 이전에 생체인식정보의 수집·이용·보관·파기 등에 관한 정보를 상세히 설명하고 시행 이후에는 안면인증 기술의 안전성에 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정기적인 보안 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할 것도 권했다.
인권위는 생체인식정보가 변경이 어려운 민감한 개인정보로 유출될 경우 피해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도 거론했다.
또 휴대전화가 금융거래와 공공서비스 이용 등에 활용되는 사실상 필수 인프라라는 점에서 과기부 정책이 개인정보자기결정권뿐 아니라 통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알 권리 등 다양한 기본권 행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앞으로도 인공지능(AI) 등 급격히 발달하는 디지털 기술환경 속에서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도록 관련 정책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제도 개선 검토를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