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의 새 앨범 홍보 영상이 미국 대표 흑인 대학을 백인 중심으로 묘사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블랙엔터프라이즈는 BTS의 새 앨범 티저가 하워드대학교를 표현한 방식이 인종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3일 방탄소년단 공식 SNS(소셜미디어)에 신보 '아리랑'(ARIRANG)의 메시지를 담은 애니메이션을 공개했다.
해당 애니메이션은 1896년 미국 워싱턴에서 최초로 '아리랑'이 녹음되었다는 기록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BTS 멤버들이 '아리랑'을 부르자 과거 한국인 학생들이 배를 타고 미국 워싱턴 D.C.에 도착해 하워드대학교 캠퍼스에서 노래하는 설정이 담겼다.
영상 공개 이후 일부 흑인 K팝 팬들과 흑인대학(HBCU) 커뮤니티에서는 애니메이션 속 하워드대학교 캠퍼스 장면에 등장하는 학생들 대다수가 백인으로 묘사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워드대학교는 1867년 남북전쟁 이후 흑인 교육 기회를 넓히기 위해 설립된 대표적인 흑인 대학이다. 현재는 백인과 아시아계 학생도 함께 다니는 다인종 학교지만 여전히 대다수인 70% 정도가 흑인이다.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중심지 역할을 했으며 서굿 마셜 전 연방대법관과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등 주요 인물을 배출한 상징적인 교육기관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등에서는 "하워드대를 화이트워싱(백인 중심으로 미화) 했다"는 주장과 더불어 "역사적 정체성을 훼손했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흑인 학생이 극소수로만 묘사된 점이 문제"라는 지적이 다수 제기됐다. 일부 누리꾼은 "하워드대가 이뤄낸 역사적 성취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며 "중요한 순간이 앨범 홍보에 가려졌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해당 연출이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해당 트레일러 영상이 게재된 유튜브 채널에도 불만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해외 누리꾼은 "대부분의 대학은 흑인이나 아시아 학생들을 받아들이지 않지만 하워드대학교(역사적으로 흑인 대학인)는 인종 때문에 거부당하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알고 있었기에 한국인 학생들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이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하워드대학교를 다른 대학들과 똑같이 묘사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고 적었다.
이는 BTS가 그동안 자신들의 음악이 R&B와 힙합 등 흑인 음악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밝혀온 바 있어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현지 팬들은 "존중과 연대를 보여줄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다"며 "하이브 측의 사과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