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은 김치냉장고에"...죽은 여친 행세 40대남, 선처 호소 '뻔뻔'

윤혜주 기자
2026.04.08 16:24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김치냉장고에 1년 동안 시신을 숨긴 A씨(40대)/사진=뉴스1

여자친구를 살해한 후 1년여 동안 시신을 김치냉장고에 은닉한 4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항소심에서 "속죄하며 살겠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8일 뉴시스에 따르면 광주고법은 이날 살인, 시체유기, 컴퓨터 등 사용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40대 남성 A씨에 대해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A씨는 2024년 10월20일 전북 군산시 조촌동 한 빌라에서 당시 여자친구였던 40대 B씨를 질식해 숨지게 한 뒤 1년 가까이 김치냉장고에 시신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지난해 9월29일 "B씨가 1년간 메신저로만 연락이 되고 전화는 안 된다"는 B씨 가족 측 신고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 휴대폰으로 B씨 가족들에게 메신저 답장을 하고, 빌라 월세를 납부하는 등 범행을 은폐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B씨 돈으로 주식을 하다가 다툼이 생겼으며 이 과정에서 B씨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에서도 A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양측 모두 추가 증거를 제시하는 등 별다른 절차가 없어 바로 결심까지 진행됐으며 검사는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1심 결심 공판에서도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저지른 범죄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이 사건 전까지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성실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온 점, 수사 초기부터 사실관계를 다투지 않고 협조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감경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피고인은 재범 위험성 조사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며 "유사 사례 비교 시 형이 다소 과중하다. 피곤인이 유가족께 속죄할 수 있도록 원심의 죄를 거둬달라"고 했다.

A씨도 최후발언에서 직접 목소리를 냈다. 편지를 꺼낸 뒤 "제가 저지른 끔짝한 잘못으로 귀중한 생명이 희생됐고 어떤 말을 해도 용서받지 못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모든 것이 제 잘못이고 온전히 저의 죄다. 앞으로 어떤 벌이 주어지든 달게 받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했다.

이날 방청석에 있던 유족 측에게도 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B씨 딸은 "피고인과 오랜 시간 가족처럼 지냈다. 이런 무거운 죄를 짓고도 항소했다는 것에 더 큰 상처를 입었다. 어떤 처벌이 내려져도 저는 사랑하는 어머니를 다시 볼 수 없다"며 "피고인이 정말 반성하는지 의문이다.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형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은 오는 5월18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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