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를 기업 경쟁력 강화 기회로 활용하자

전완규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2026.06.15 18:37

[the L] 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가족이 운영하는 두 회사 사이의 거래, 혹은 모회사와 자회사 사이의 거래는 우리가 생각보다 것보다 우리 주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거래 상대가 가깝다 보니 가격을 적절하게 깎아주거나 대금 회수를 미루는 등 조건을 느슨하게 하는 것은 세무 리스크, 기업 평판 리스크와 연결된다.

세법은 특수관계인 사이의 거래를 철저히 시가(Fair Market Value)를 기준으로 본다. 법인세법의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에 따르면 정상적인 거래라면 주고 받았어야 할 대가보다 낮게 팔거나 높게 사들이면 그 차액만큼 소득을 다시 계산한다. 회사 돈을 대표나 계열사에 빌려주고 이자를 받지 않으면 인정이자가 익금에 잡힌다. 특정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면 수혜법인 주주에게 증여세가 과세되기도 한다. 부가가치세에서도 정당한 사유 없이 싸게 공급하면 시가를 과세표준으로 삼는다. 내부거래가 법인세와 소득세, 증여세로 줄줄이 번지는 것이다.

그래서 거래하기 전에 반드시 시가부터 확인해야 한다. 믿을 만한 시세 자료를 근거로 가격을 정하고 그 산정 과정을 반드시 문서로 남겨야 한다. 계약서, 세금계산서, 대금 입출금 내역을 제3자와 거래할 때와 똑같이 갖추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거래 목적과 합리성을 설명할 내부 자료까지 미리 준비해두면 더욱 좋다. 거래가 반복된다면 매년 같은 잣대로 가격을 검증하는 내부 절차를 두는 것이 좋다. 내부 담당자가 바뀌어도 같은 기준이 유지되도록 시가 산정 방법을 정리해 놓으면, 훗날 세무조사 등 각종 규제에서 든든한 방패로 활용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세무 관점이다. 내부거래는 세무 이외에 시장, 소비자, 기업 브랜드 관점으로도 이어진다.

최근 소비자와 투자자는 예전보다 기업의 지배구조와 공정(Fairness)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내부거래 비중이 과도하면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애써 쌓은 브랜드 신뢰가 한순간에 흔들릴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로 제재를 받으면 그 사실 자체가 부정적 뉴스가 돼 고객이 등을 돌리게 된다. 오래 동안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여 쌓은 회사 이미지가 한 순간에 바닥에 떨어지게 된다. 한번 새겨진 부정적 이미지는 광고비를 아무리 쏟아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반대로 내부거래 비중과 거래 조건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가로 투명하게 거래한다는 점을 꾸준히 시장에 어필하면 그 자체가 신뢰 자산으로 쌓인다. 협력사를 공정하게 대하는 기업이라는 메시지는 그 어떤 캠페인보다 강한 마케팅이 된다. 특히 가족 기업이나 중소기업일수록 신뢰는 곧 매출로 직결되므로, 내부거래의 투명성은 단순한 준법을 넘어 영업 전략이 된다. 세금 관리와 평판 관리는 따로 노는 일이 아니라 항상 함께 움직이는 것이다.

특수관계인 사이의 내부거래의 핵심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번째는 모든 내부거래를 제3자와의 거래처럼 시가로 진행하면서 근거 자료를 빠짐없이 챙겨 두는 것(실무상 이를 '문서화' 작업이라고 함)이다. 두 번째는 내부거래의 투명성을 시장, 고객에게 더 보여주는 것이다. 내부거래를 세무 리스크 발생을 방지하는 관점에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기업 자신의 투명성을 시장·고객에게 공유함으로써 시장·고객으로부터 신뢰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즉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표 중 지배구조(Governance)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화우의 전완규 파트너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 화우

법무법인 화우의 전완규 파트너 변호사는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31기를 수료했다.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고, 경영대학원에서 회계학을 전공했다. 현재 화우 조세그룹 그룹장, 자산관리센터장을 겸임하면서 한국국제조세협회 부이사장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26년 Benchmark Litigation Asia-Pacific Tax 분야 'Litigation Star'으로, 2022년부터 2026년까지 Chamber and Partners Asia-Pacific Tax 분야 'Leading Individual'으로, 2025년 중앙일보·한국사내변호사회 조세 분야 '베스트 변호사'로 각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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