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있는 회장' 강조하며 당선…정몽규, 13년간 개인돈 3000만원 내놨다

이소은 기자
2026.07.11 09:05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 과달라하라에 위치한 대표팀 숙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후보 시절 '자금력'을 앞세워 표심 공략에 나섰던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실제 13년간 개인 사재로 내놓은 출연금은 3000만원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KBS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정 전 회장이 축구협회에 기부한 '사재 출연금'은 3000만원에 그쳤다'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국세청에 공시된 축구협회 결산 서류에 따르면 출연금은 2015년 1000만원, 2018년 2000만원이 전부다. 정 전 회장이 이끄는 현대산업개발의 '회삿돈'이 아닌 정 전 회장이 기부한 사재 출연금이다.

정 전 회장의 후보 시절, 그를 지지한 협회 인사들이 강조한 건 후보의 '재력'이었다.

심판평가관들은 당시 "기업을 운영하시는 분이 협회를 운영해야 돈이 돌아간다" "속된 말로 자금줄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으면 결정적일 때 힘들어서 운영을 못 한다" 등의 발언을 하며 '자금력'을 강조했다.

정 전 회장도 돈을 앞세운 표심 공략에 적극적이었다. 지난해 1월에는 천안축구센터건립을 위해 축구협회에 50억원을 기부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선 한국 축구 대표팀이 토너먼트를 통과할 때마다 수십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속도 있었다. 다만 대표팀이 32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무산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6일 오전 정 회장이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 파크에서 부회장과 이사 등이 참석한 임원 회의를 주재한 뒤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애초 북중미 월드컵 폐막일인 오는 19일 이후 사임할 예정이었으나 조별리그 탈락으로 축구협회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면서 사퇴 시기를 앞당겼다.

정 회장은 사임서를 통해 "대한축구협회장이라는 중책을 맡는 동안 대한민국 축구의 발전과 영광만을 바라보며 달렸다. 때로는 기대에 부응했고, 때로는 깊은 실망을 안겨드리기도 했다"며 "모든 영광과 성과는 선수들과 팬 여러분 덕분이며, 모든 부족함과 과오는 오롯이 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이 사임서를 제출함에 따라 2013년 1월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에 취임한 후 13년 5개월여간 이어진 '정몽규 체제'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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