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능력 없는 환자들을 폭력성 강한 정신질환자와 같은 병실에 입원시켜 사망 사고를 야기한 정신병원 관계자들이 금고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3일 뉴스1에 따르면 인천지법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정신병원장 A씨(60)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병동 보호사 B씨(61)에게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금고형은 교도소에 수감되긴 하나 징역형과 달리 강제노동을 하지 않는 형벌이다.
A씨와 B씨는 2023년 11월 인천 계양구 한 정신병원에서 병실 관리를 소홀히 해, 환자 C씨가 다른 환자 D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C씨는 2023년 10월 행인을 폭행하고 순찰차를 파손했다가 병원에 응급 입원했다. 병원장 A씨는 C씨가 다른 환자들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반복하자, 그를 인지능력 없는 환자들만 있는 병실로 이동 조처했다.
인지능력 없는 환자들은 섬망 증상에 따른 배회를 방지하고자 심야 시간에는 사지를 강박 당했는데, C씨는 사지가 묶인 D씨 복부를 여러 차례 폭행해 장 파열과 복강 내 출혈 등으로 사망케 했다.
병동 보호사 B씨는 사건 당시 현장을 목격했음에도 "그만하고 자라"며 소리 지르기만 했을 뿐 병실 안에 들어가 C씨를 제지하거나 피해자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병동 보호사는 피해 상황을 직접 보고도 기본적인 안전조치에 나서지 않았다"며 "병원장도 폭력적 환자를 방어 능력이 부족한 환자들과 같은 병실에 수용한 이상, 위험성에 상응하는 관리 및 감독 체계를 마련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병원 측이 피해자 유족을 위해 1억원을 공탁한 점과 피고인들이 각각 벌금형과 집행유예를 초과한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하진 않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