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다큐멘터리로 기록한 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것이 예술·언론의 자유를 침해했는지가 헌법재판소의 정식 심리를 받는다.
헌재는 21일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재판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이 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촬영한 행위를 건조물침입죄로 처벌하는 것이 예술의 자유 및 언론·출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인지 판단을 구한 재판소원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지정재판부는 이날 오전부터 평의를 거친 뒤 해당 사건 등 총 2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해 정식 심리한다.
이번 재판소원은 다큐멘터리 감독 정윤석씨가 법원에서 벌금형을 확정받으면서 제기됐다. 정씨는 지난해 1월19일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촬영한 데 대해 서울서부지법 경내에 침입했단 혐의(건조물침입죄)로 1심과 2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정씨가 상고했으나 지난 4월30일 대법원에서 벌금형이 확정됐다. 법원은 정씨가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으로서 현장 기록 내지 작품 활동을 위한 목적으로 서부지법에 진입했을 뿐 적극적인 침입행위를 하거나 위력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건조물 침입죄가 성립된다 판단했다.
이에 정씨는 지난 5월28일 1, 2심 재판의 취소를 구하는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정씨는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법원에 들어갔단 사정을 무시하고 유죄판결을 내린 1, 2심 판결에 의해 예술의 자유·언론 활동의 자유·평등권 등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면서 "1, 2심 재판들은 국민의 알 권리에 기여하는 기록행위를 '언론 기관에 의한 경우'와 '예술인에 의한 경우'를 다르게 취급했다"며 "또 '폭력을 목적으로 한 침입 행위'와 '현장을 기록하기 위한 진입행위'를 동일하게 평가해 부당하다"고 했다.
헌재는 "정씨의 행위가 '예술 행위의 일환'이자 공적 관심사와 사회적 중대 사안에 대한 '공적 기록'이란 성격을 동시에 가진다"며 "결국 헌법상 예술의 자유 및 언론·출판의 자유 내지 저널리즘에 다큐멘터리 촬영 행위가 해당하는지 여부, 나아가 기본권 보호 범위와 그 한계가 문제 된다"고 밝혔다.
이어 "전원재판부에서 이런 쟁점들을 포함해 다각적인 검토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했다.
헌재가 이날 회부한 사건 2건 중 또 다른 하나는 항소이유서 제출 기간과 관련한 사안이다. 청구인 A씨는 소유권이전 등기의 소(부동산 명의신탁 관련 사안)의 피고다. 1심에서 패소해 항소했으나 지난 4월 각하됐다. 재항고했으나 지난 6월30일 심리불속행으로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A씨는 지난 8일 2심과 3심을 취소해달라며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A씨는 "항소심 과정에서 항소이유서 제출 기간 연장신청서를 제출했음에도 항소심을 맡은 의정부지법이 아무런 결정 및 고지를 않은 채 곧바로 항소각하 결정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연장불허가 결정은 항소심 본안 심리 기회를 박탈할 수 있는 중대한 결정임에도 불허 사실과 효과가 명확하게 고지되지 않았다"며 "이는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하고 재판 청구권 및 평등권을 침해했다"고 강조했다.
항소이유서 제출 기간이 문제가 된 재판소원은 현재 5건이 전원재판부의 심리를 받고 있고, 이날 관련 사건이 추가되면서 총 6건이 정식 심리를 받는다.
한편 재판소원이 지난 3월12일 시행된 후 재판취소 사건 접수 누적 건수는 1581건이다. 이중 이날 기준 15건이 전원재판부에 회부됐고, 1302건이 각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