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나란히 독립운동에 투신한 유인석, 유제함 선생의 후손이 무허가 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유튜버 김선태는 14일 제81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충북 충주 항일독립운동역사관을 찾아 윤경로 광복회 충북북부연합지회장과 만났다.
윤 지회장은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는 말이 있다. 틀린 말이 아니"라며 "제가 관할하는 6개 시군에 광복회원 96명이 있다. 이중 10명이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족 보상금은 대통령표창 기준 한달 98만원이고, 증손주부터는 이조차 받지 못한다. 나라를 위해 희생했거나 헌신하신 분들에 대한 예우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통령표창은 독립유공자에게 수여되는 7개 포상 중 가장 낮은 훈격이다. 현행법상 유족 보상금은 독립유공자 한 명당 선순위 유족 한 명에게 지급되며, 원칙적으로 손자녀 세대까지만 이어진다. 다만 2027년부터는 독립유공자의 배우자와 자녀가 보상금을 받지 못한 채 사망한 경우 증손자녀 한 명도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
윤 지회장은 지역에서 가장 어려운 형편에 놓인 사례로 유인석·유제함 선생의 후손을 꼽았다. 그는 "유인석·유제함 선생은 부자가 전국을 다니며 의병 활동을 했다. 현재 유인석 선생의 고손이 집이 없어 무허가 건물에서 살고 있다. 허물어진 남의 집을 고쳐 93세 어머니, 중증 장애가 있는 여동생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선태는 항일독립운동역사관에 1000만원을 기부한 데 이어 유인석 선생 후손의 집을 찾아 별도의 성금을 전달했다.
그는 "원래 여러가지를 여쭤보고 싶었지만 죄송스러운 마음에 그러지 못했다. 훌륭한 일을 하신 분들의 어려운 생활만 부각될까 우려했지만, 제 판단에는 도와드리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유인석(1842~1915)은 구한말을 대표하는 항일 의병장이다. 을미사변과 단발령을 계기로 1896년 제천에서 호좌의진을 이끌었으며, 관군과 일본군을 물리치고 충주성을 점령했다. 이후 만주와 연해주로 활동 무대를 옮겨 항일투쟁을 이어갔다.
유인석은 1910년 연해주 일대 의병세력을 통합한 13도의군의 도총재로 추대됐다. 일제 국권 침탈 이후에는 성명회를 조직해 병합 반대 운동을 벌였다.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유인석의 양자인 유제함(1884~1964)도 아버지를 따라 연해주와 서간도 등지에서 의병 활동에 참여했다. 유제함을 비롯한 의병 가족들은 서간도에 정착해 항일운동의 기반을 마련했다. 정부는 1990년 유제함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