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병으로 때리고 흉기로 찔러...'의처증' 남편, 만취해 아내 살해

윤혜주 기자
2026.08.19 13:56

80대 남편 2심도 징역 12년

48년 간 결혼생활을 했던 아내를 설 명절에 살해한 남편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사진=머니투데이

48년 간 결혼생활을 했던 아내를 설날 당일 부부싸움 끝에 살해한 80대 남편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19일 뉴스1에 따르면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는 이날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80대 남성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설 당일인 지난 2월17일 오전 11시 55분쯤 전북 정읍시 자택에서 60대 아내 B씨와 다투던 중 흉기를 휘둘러 그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당일 아침 가족끼리 술자리가 열렸다 이후 부부간 다툼이 이어졌고, A씨는 분노 끝에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그를 살해했다. 이후 A씨는 아들에게 전화로 "내가 아내를 살해했다"고 실토했으며 A씨는 아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체포 당시 A씨는 만취 상태였으며 자해까지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지난 1977년 결혼, 약 48년 넘게 함께 살아왔다. 하지만 A씨는 평소 아무런 근거 없이 B씨의 외도를 의심하는 등 의처증 증세를 보였고 술을 마실 때면 폭언과 폭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설날 당일에도 A씨의 의처증 증세로 인해 다툼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화를 참지 못한 A씨는 소주병으로 B씨의 머리를 때렸으며, 흉기로 목 부위를 여러 차례 찌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범행에 결국 B씨는 숨졌다.

1심 재판부는 "48년 넘게 동고동락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배우자를 살해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또 한순간 모친을 잃은 자녀들은 회복할 수 없는 충격과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할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A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검사와 A씨 측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도 원심과 같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방식과 경위를 비춰볼 때 그 죄질이 좋지 않고 48년이 넘는 기간 중 동고동락한 배우자를 살해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배우자에게 위협적인 발언을 하거나 폭력도 자주 휘둘렀고, 자녀들은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겪었다"고 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우발적 범행이었으며 피고인의 나이가 고령인 점을 모두 고려해 원심은 징역 12년을 선고했다"며 "검사와 피고인이 서로 주장하는 양형요소는 이미 원심이 충분히 참작한 사안으로 다시 사건을 검토하더라도 원심의 형이 무겁거나 가볍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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