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빈, 아내에게 2.5조 지급"...세기의 이혼, 위자료는 없어

오석진 기자
2026.09.09 15:31

(종합)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사진=이혜수 기자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권혁빈 CVO(최고비전제시책임자)의 이혼과 함께 배우자 이모씨에게 스마일게이트 지분 35%를 포함한 총 2조5500억원 상당의 재산을 분할해 지급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판결이 확정되면 역대 최대 재산분할액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부장판사 정동혁)는 9일 이씨가 권 CVO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등의 청구를 인용하면서 "스마일게이트 주식 35%를 현물로 분할하고 비율에 따라 부족한 부분 650억원은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밝혔다. 이날 선고는 이씨가 2022년 11월 이혼소송을 낸 지 약 4년 만에 나온 결론이다.

재판부는 먼저 혼인 파탄의 사유가 권 CVO와 이씨 양측에 있고 그 책임 정도도 비슷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인용하면서도 위자료 청구는 기각했다. 위자료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금을 뜻한다.

재산분할 관련해선 권 CVO가 보유하고 있는 스마일게이트 지분이 재산분할 대상이 되느냐가 쟁점이었다.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지 여부에 따라 분할액이 크게 차이가 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스마일게이트 설립 과정 △이씨가 스마일게이트엔터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대표이사로도 등기된 점 △이씨가 장기간 가사·양육을 전담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권 CVO가 가진 스마일게이트 지분이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스마일게이트 주식의 분할 비율은 권 CVO 65대 이씨 35로 정했다.

재판부는 "스마일게이트 설립 경영 과정에서 권 CVO의 사업 능력과 경영 판단이 회사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므로 권 CVO의 기여도를 더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혼인 초기 이씨와 이씨 측 가족의 경제적 지원이 있었고 소송 제기 이후 권 CVO가 스마일게이트로부터 거액의 배당금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혼인 파탄 경위·이씨와 권 CVO의 나이 와 직업 및 소득·경제력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산분할 비율을 정했다"고 했다.

권 CVO의 순자산은 현금흐름할인법에 따라 7조33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7조1049억(약 96.8%) 상당이 권 CVO가 가진 스마일게이트 주식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주식 가치 평가에 있어 게임사엔 직접 돈으로 환산이 어려운 무형의 가치가 중요한 점과 향후 법인의 성장할 가능성을 고려했다.

재판부는 해당 주식이 비상장주이고 주식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세금 등 처분비용이 발생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현금분할이 권 CVO에게 유리한 방식이 아니라고 보고 현물분할을 하라고 결정했다. 이씨에게 일부 지분을 양도해도 권 CVO가 회사 지배권을 상실할 위험이 없는 점 등도 고려했다.

통상 비상장주는 처분이 어려운 탓에 이혼 소송 피고 측에서 현금을 마련해 원고에게 주는 방식인 현금분할이 많이 이뤄진다. 다만 최근 대법원은 현금분할이 실질적 형평을 해하는 경우에는 현물을 분할하는 등 다양한 분할 방법을 혼용해도 된다고 판결한 바 있다.

권 CVO는 주식 외의 다른 분할재산 650억원 상당은 현금으로 이씨에게 지급하게 된다. 둘 사이의 미성년 자녀에 대한 양육자 지정과 양육비 결정 등에 있어선 권 CVO와 이씨 사이에 큰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친권은 이씨에게 넘어갔고 권 CVO는 이번달부터 이씨에게 양육비를 매달 2000만원씩 지급해야 한다.

재판이 끝난 뒤 권 CVO 측은 "(재판부가 권 CVO측에만 있는) 어떤 유책 사유는 없다고 판단하신 것으로 그렇게 이해가 된다"며 "추후 판결문을 검토해 보고 향후 절차에 대해서 의뢰인과 협의해 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씨 측은 "법원 판단 존중한다는 것 말고는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이번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국내 이혼 사건 중 역대 최대 재산분할액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재산분할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 9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온 바 있다. 해당 사건은 최 회장 측 재상고로 대법원 심리중이다.

이씨 측은 2022년 11월 이혼소송을 냈다. 이씨는 혼인 파탄의 책임이 전적으로 남편에게 있다며 권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 지분 절반을 분할해달라고 요구했다.

권 CVO는 2001년 혼인 후 2002년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했다. 이씨는 스마일게이트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하다. 스마일게이트 창업 당시 지분은 권 CVO가 70%, 이씨가 30%씩 가지고 있었고 이씨는 창업 초기 대표이사를 맡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