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입장 표명 임박?…대법관 추천위 재구성 관측

양윤우 기자
2026.09.11 05:08
조희대 대법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에 대한 입장을 조만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법원 안팎에서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새로 구성해 후보자를 추천받는 방안이 발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이 빠르면 이날, 늦어도 다음주 초에는 대법관 재제청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 대법원장이 오는 16일부터 자리를 비울 예정인 점 등을 고려한 분석이다. 조 대법원장은 오는 16일부터 나흘간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당초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8일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를 검토한 뒤 다음 주 중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4일 사이에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부친상을 치르면서 미뤄졌다. 현재는 입장 발표를 예고한 지 2주 가까이 지난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추천위를 다시 꾸려 대법관 후보자를 추천받겠다는 방안이 발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새 추천위가 후보자들을 심사해 추천하면 조 대법원장이 그중 한 명을 골라 이 대통령에게 제청하는 방식이다.

법원 내부에서도 추천위 구성에 관한 법 규정에 따라 이 같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조직법은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할 때마다' 추천위를 구성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미 한 차례 제청이 이뤄진 만큼 다른 후보자를 제청하려면 추천 절차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는 논리다.

추천위를 새로 구성하지 않고 기존 후보군에서 재제청하는 방안도 있다. 손봉기 후보자를 제외한 김민기·박순영·윤성식 후보 중 한 명을 다시 제청하는 것이다. 청와대가 기존 추천위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달라고 요구한 것도 이 같은 방식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이 이 방안을 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침해될 수 있어서다. 기존 후보군에서 인물만 바꿔 제청하면 청와대가 원하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재제청을 요구하는 선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법조인은 "제청권은 대법원장이 사실상 최종후보를 정하는 권한이다. 사법부 독립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여러 후보를 제시하는 추천과 달리 최종 후보 한 명을 정해 임명을 요청하는 권한이라는 취지다.

다만 추천위를 재구성하는 방안에도 부담은 따른다. 위원회 구성과 후보 심사에 시간이 더 필요한 데다 기존 후보군을 존중해 달라는 청와대 요구와 다른 방향으로 비칠 수 있어서다. 절차를 새로 밟더라도 최종 후보를 둘러싼 양측의 이견까지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대법관 재제청 사태는 조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제청했지만 청와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불거졌다.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실질적인 사전 협의 없이 서면 제청이 이뤄졌다는 이유로 손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다.

노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이 반년 넘게 지연된 가운데 이흥구 대법관도 지난 7일 퇴임하면서 대법관 두 자리가 비어 있다. 이 전 대법관 후임인 김성수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14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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