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정년 65세 연장 연내 입법을 처리 중이지만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특히 법정 정년만 늘려서는 법 사각에 있는 '정년 밖 시니어'들을 보호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더불어민주당은 추석 연휴 이후 정년연장 특별위원회 등을 통해 정년연장 논의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입법 시계는 이미 계획보다 늦게 돌아간다. 민주당 특위는 작년 연내 입법을 공언했지만 올해 6월 이후로 일정을 수정했다.
지난 4월 노동계 및 경영계와 잇따라 간담회를 가졌지만 노사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6월에 나온 중재안도 최종 합의되지 않은 상태다. 여야 간은 물론 정치권과 노동계 간 이견이 적잖다.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는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논의가 늦어지는 과정에서 입법 사각에 대한 우려가 대두한다. 정년 밖에 있는 시니어들이 법을 통해 보호받기 어려운 구조라는 거다. 추가 논의를 통한 보완입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지난 8월 11일 중소기업 인력포럼에서 발표한 자료는 현실을 잘 반영한다. 향후 5년간 정년연장 영향권에 들어가는 55~59세 정규직이 176만7000명인데, 이 가운데 중소기업 근로자가 148만3000명으로 84%에 달했다.
그런데 이 중 정년제를 실제로 운영하는 중소기업 재직 인원은 85만5000명이었다. 나머지 62만8000명은 정년제를 운영하지 않는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특히 1~4인 사업장 정년제 운영 비율은 13.2%, 5~9인은 30.5%에 불과했다.
영세한 사업장일수록 근로자들이 정년연장의 효과에서 배제되기 쉽다는 결론이 나온다. 법정 정년을 단순히 늘리는 것 만으로는 정년연장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와 여당도 그래서 단순 정년연장보다는 '계속 고용'으로 논의 범위를 넓힌다. 정부가 직무와 근로시간, 임금체계 개편을 병행하는 '세대상생형 정년연장'을 입법하겠다고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중기 현장엔 정년 자체가 없을 정도로 미스매칭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지난 6월 내놨던 중재안 초안에도 정년연장과 함께 재고용이 언급됐다. 법정 정년을 늘림과 동시에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하는 연령을 2028년 61세에서 시작해 2035년 65세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했다.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안은 좀 더 사용자 선택권을 강조했지만 구조는 크게 다르지 않다.
여야 모두 재고용을 제도 안으로 끌어들이면서 정년연장 논의의 폭이 더 넓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지금 논의의 중심은 더 오래 고용하거나 다시 채용하는 방식인데, 애초에 정년제를 운영하지 않는 기업 근로자나 정년 전에 일자리를 떠나는 중장년층에게 직접 혜택을 주는 입법은 부족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