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쿵쿵쿵쿵..."발망치에 잠 설쳐" 이사비 받을 수 있다?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9.29 14:39

[송변의 법으로 본 이슈]

[편집자주] 유명인의 사건부터 생활 속 논란까지 일상과 맞닿은 다양한 사건을 법률과 판례를 바탕으로 변호사 기자가 쉽고 정확하게 풀어드립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

요새 밤마다 윗집에서 쿵쿵 걷는 소리가 들려 잠을 설치는 A씨. 처음에는 아파트에서 살다 보면 이 정도 소음은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소음이 몇 달째 계속되고 있다. 늦은 밤이나 새벽에도 반복되면서 결국 이사까지 고민하게 됐다는 A씨. 그는 과연 윗집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층간소음도 정도가 지나치면 법적으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다만 윗집에서 발걸음 소리가 났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배상 책임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사실관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공동주택에서는 어느 정도 생활소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법원은 층간소음이 사회통념상 참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는지에 대해 이른바 '수인한도'를 넘었는지를 따져 손해배상 여부를 판단한다. 이때 소음의 크기뿐 아니라 발생 시간과 빈도, 지속 기간, 소음의 종류, 피해 정도, 소음을 줄이기 위해 윗집이 어떤 조치를 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한다.

실제 한 아파트 아래층 주민이 약 7년 동안 위층에서 발생한 층간소음으로 고통받았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법원은 위층 주민의 책임을 인정했다. 법원은 소음 측정 결과가 당시 기준을 넘어선 점, 피해자의 반복적인 항의에도 위층 주민이 소음방지 매트 설치 등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 이 사건에서 층간소음 피해자는 위자료 150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층간소음 때문에 실제로 다른 집으로 옮겼다면 이사비나 새로운 주거지를 구하면서 발생한 비용까지 청구할 수 있는지도 관심사다. 민법상 손해배상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뿐 아니라 불법행위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재산상 손해도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이사했다는 사실만으로 이사비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소음이 실제로 참을 수 없는 수준이었으며 이 때문에 이사가 필요했다는 점 등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한다면 손해배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7월 법원은 약 2년간 반복된 층간소음 등으로 피해자가 거주지를 옮긴 사정을 고려해 위자료와는 별도로 이사비와 부동산 중개수수료 등 약 300만원을 재산상 손해로 인정했다. 반대로 다른 층간소음 사건에서는 이사비와 중개수수료를 실제로 지출했더라도 상대방의 불법행위 때문에 이사했다는 인과관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이 인정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층간소음 피해를 입었다면 윗집과 감정적으로 다투기보다 소음이 발생한 날짜와 시간, 지속시간 등을 기록하고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제기하는 것이 우선이다.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등을 통한 상담이나 측정 결과도 분쟁이 계속될 경우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층간소음에 화가 났다고 천장을 두드리거나 일부러 더 큰 소음을 내는 방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려다 사실관계에 따라 협박죄나 모욕죄, 주거침입죄 등 오히려 법적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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