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없이 개청 중수청·공소청…중수청 대행 "절제를 최우선 원칙으로"

양윤우 기자
2026.10.02 13:59

(종합)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2일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에서 열린 중대범죄수사청 현판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검찰의 중대범죄 직접수사 기능을 이어받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청장 없이 직무대행 체제로 문을 열었다. 전종민 청장 직무대행(중수청 차장·사법연수원 24기)은 수사권 행사의 절제를 약속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수사·기소 분리 과정에서 사건 처리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관계기관의 협력을 당부했다.

중수청은 2일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빌딩 본청에서 개청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행사에는 전 대행과 윤 장관, 김영진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 노경필 법원행정처장,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과 중수청 간부·직원 등이 참석했다.

다만 초대 청장은 공석이었다. 김지용 청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판사 출신인 전 차장이 당분간 청장 직무를 대행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재가했다.

전 대행은 개청식에서 중수청의 운영 원칙으로 절제를 강조했다. 그는 "중수청은 절제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 지난날의 과오를 거울삼아 같은 잘못을 이름만 바꿔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한 사람이 선수와 심판을 겸할 수 없듯 한 기관이 수사와 기소를 함께 쥐면 스스로에게 엄격하기 어렵다. 나뉜 권력이 저마다 스스로를 절제할 때 그 나눔은 비로소 완성된다"고 밝혔다.

또 무리한 수사가 국민에게 끼치는 피해도 짚었다. 전 대행은 "혐의를 좁히지 못한 압수수색은 사무실 전체를 들어내고 실체를 밝히지 못한 수사는 한 사람의 몇 년을 삼킨다"며 "확신이 없을수록 수사는 더 넓게 번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다만 절제가 수사 축소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전 대행은 "절제는 수사를 덜 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더 정확하게 하겠다는 약속"이라며 "중대범죄 앞에서는 단호하되 국민의 자유와 권리 앞에서는 한없이 신중한 수사기관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전 대행은 △범죄 피해자와 사회적 약자 우선 △정치적 중립과 수사 독립 △법과 원칙에 따른 공정한 직무 수행 △전문 수사 역량 확보 △인권과 적법절차 보장 등 다섯 가지를 약속했다. 그는 "오직 법과 증거에 따라 판단하고 누구에게나 같은 잣대를 적용하겠다"며 "수사받는 이의 권리를 존중하고 절차의 정당성만큼은 결코 양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준비 부족 우려에 대해서는 "우려를 흘려듣지 않고 하나하나 답해 나가며 회의적인 시선을 신뢰로 바꾸어 놓겠다"며 "하루빨리 조직을 안정시키고 새로운 형사사법 제도가 다음 100년을 떠받치도록 그 뿌리를 깊게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축사에서 수사기관 간 협력과 책임을 강조했다. 윤 장관은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더라도 국민을 위한 책임까지 나눠선 안 된다"며 "각 기관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도 사건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빈틈없는 공조 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중수청의 출범은 개혁의 끝이 아니다. 중수청뿐만 아니라 경찰청과 공소청을 비롯한 형사사법기관 모두가 서로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며 "우리 사회에서 가장 힘 있는 자들의 범죄를 다루는 동시에 가장 힘없는 이들의 권리를 지키는 것. 그것이 중수청에 맡겨진 임무"라고 밝혔다.

중수청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따라 신설된 전문 수사기관이다. 수사 대상은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범죄 △사이버범죄 △법왜곡죄 등 7대 중대범죄다. 조직은 본청과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개 지방청으로 구성된다. 본청은 수사정책과 지휘·감독을 맡고 지방청은 관할 지역의 중대범죄를 직접 수사한다.

출범 인력은 정원의 약 3분의 2 수준이다. 전날 개청준비단이 발표한 잠정 인원은 1900명으로 전체 정원 2874명의 66.1%다. 최종 인원은 임용 절차가 마무리된 뒤 확정된다. 중수청은 부족한 인력을 경찰·변호사·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 대상 경력채용으로 단계적으로 채울 계획이다. 인력 운영 상황을 고려해 공소청 인력에 대한 추가 특례임용도 검토한다.

업무 기반도 순차적으로 갖춘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은 이날 사건 이첩 수신과 접수·배당 등 필수 기능을 우선 개통하고 사건 처리 등 나머지 기능은 12월 초 개통할 예정이다. 청사는 필수 사무공간과 업무망을 먼저 마련하고 나머지 사무환경 조성공사는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검찰청을 이어받는 공소청도 이날 출범했다. 공소청도 대행체계로 출범했다. 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이날 개청식에서 "기관의 명칭·소속 부서와 업무의 방식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국가 유일의 소추 기관 및 인권옹호 기관으로서 우리가 담당해야 하는 역할과 국민을 지키기 위한 책무는 그대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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