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과 김밥 한 줄은 바쁜 한국인의 한 끼를 책임져왔다. 그런데 이 익숙한 조합이 탄수화물 과다 섭취로 이어져 식후 혈당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2026 당뇨병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는 약 565만명, 당뇨병 전단계 인구는 약 1177만명으로 추산됐다. 두 집단을 합하면 약 1742만명으로, 30세 이상 성인 2명 중 1명꼴이다.
특히 65세 이상에서는 당뇨병 유병률이 29.1%에 달했다. 당뇨병 환자가 수백만명에 달하면서 혈당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는 가운데 평소 즐겨 먹는 음식부터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자료에 따르면 일반 김밥 100g에는 탄수화물 약 20g, 조리된 라면 100g에는 약 13.7g이 들어 있다. 김밥 250g과 라면 550g을 함께 먹는다고 가정하면 탄수화물 섭취량은 약 125g에 달한다.
여기에 콜라까지 곁들이면 당류 섭취량도 늘어난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일반 콜라와 코카콜라의 당류 함량은 100㎖당 각각 9.03g, 10.67g이다. 이를 350㎖로 환산하면 약 32~37g이다.
라면의 밀가루 면과 김밥의 흰쌀밥은 정제 탄수화물로 상대적으로 식이섬유가 적고 소화·흡수가 빠른 편이다. 탄수화물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혈액 속 포도당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식후 혈당이 크게 오를 수 있다. 흔히 '혈당 스파이크'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혈당 상승을 완화하려면 음식의 양뿐 아니라 먹는 순서에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2017년 국제학술지 'BMJ 오픈 당뇨병 연구·관리'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제2형 당뇨병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식사 순서에 따른 혈당 변화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마지막에 섭취했을 때 식후 혈당의 최고 상승 폭이 탄수화물을 먼저 먹었을 때보다 약 54% 낮게 나타났다. 다만 소규모 연구에서 확인된 결과로 모든 사람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상에서는 라면에 달걀이나 채소를 곁들이고 면의 양을 줄이는 방식으로 탄수화물 섭취량을 조절할 수 있다. 김밥도 밥의 양을 고려해 먹는 것이 좋다. 콜라 대신 물이나 무가당 차를 선택하면 당류 섭취를 줄일 수 있다.
라면 국물을 남기는 것은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면에 포함된 탄수화물까지 줄여주지는 않는다.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국물보다 면의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